오늘의 기분

by 정지원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생각이 나를 사로잡을수록 점점 피폐해져 갔다. 세상은 네가 바라봤던 것보다 녹록지 못했고 때로는 잔혹했다. 하지만 그저 바라만 보며 한탄만 할 수 없었다. 어깨 위에 올라오는 책임감이라는 놈의 몸집은 서서히 커져가고 있으니 말이다.

좋은 말만 듣고 싶다 하여 어찌 좋은 말만 해줄 수 있을까, 어쩌면 나는 내성에 약한 사람인 것 같다. 괜찮은 척 애써도 속은 문드러져 가니 죽을 노릇이다.

여느 사람을 붙잡고 물어보아도 자신은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부각되는 사람이라고 말을 한다. 눈에 잘 보이는 건 단점이니까, 예로 종이에 베여 상처가 나도 알아차리기 전에는 아픈지 모른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남들에게 그렇게까지 신경 쓰지 않는다고 지인들에게 말을 자주 건네곤 한다.

사람마다 설정해놓은 하루 기분의 온도가 다르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들은 적 있다.

누구는 15도의 기분이 기본 설정값이라면, 다른 누구는 영하 4도의 기분이 기본 설정값이라고 말이다. 누군가를 만나 13도의 기분을 경험했다 하더라도 결국에는 자신의 기본값에 수렴한다고 기쁜 일이 있으면 필연적으로 슬픈 일이 따라온다고, 어찌 인생에 슬픈 일만 있을까 그렇다고 맨날 기분 좋은 날만 있을 수는 없다고 그러니 일희일비할 필요 없다고 말이다. 주워 들었던 말을 빌려 위로해준다.

앞에 있는 문제를 어디서부터 해결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오는 데 누구는 일단 시도 하라더라 그건 진짜 무책임한 것 같다. 그렇기에 나는 그러한 말을 전해줄 때 비교적 신중해진다. 하고 싶으면 해라, 해야 하는 일부터 차근차근 해라. 이지선다의 문제로 바라봤을 때 난 해야 할 일도 하지 않은 채 하고 싶은 것만 하는 편이라 답을 매겼다면 분명 틀렸을 것이다. 하지만 미련 남지 않도록 해봐라고 말해줄 수 있다.

놓지 못하고 붙잡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 난 아직 미련이 있다보다. 설령 그게 돈이 되지 않는 일이라 하더라도 난 그저 가슴이 뛰는 쪽을 선택하련다. 누구에게는 객기로 보일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