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봄은 여름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다듬어지지 않아도 각자의 모습 그대로 같이 있어도 그것만으로도 아름답습니다.
오늘은 방과 후에 가지 않겠다는 아이와 집 주변을 걸었습니다. 아이는 걸음걸음 멈추며 '이건 무슨 꽃일까' 하며 저는 꽃 이름을 잘 알지 못합니다. 결국 아이는 이건 백일홍이라고 말하네요. 저도 백일홍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꽃 이름이네요.
처음 길을 나설 때만 해도 방과 후를 보내고자 했습니다. 오늘은 꼭 가기 싫다는 아이와 실랑이 끝에 결국은 안 가기로 정하게 되었네요. 보냈다면 오후와 저녁 내내 부루퉁한 아이와 실랑이 중이었을 텐데 따뜻한 봄날의 오후를 아이와 꽃과 함께 추억 만들기 한 의도치 않은 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