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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조 Apr 14. 2022

걱정인형 만들어보기

고양이를 좋아하는 아이에게 늘 나중에 독립하면 그때 기르라고 말합니다. 저는 기를 자신이 없기에 귀여운 고양이의 모습과 집에서 기르게 되면 돌봐야 할 부분들을 떠올리며 '엄마는 고양이를 기를 자신이 없어'라고 합니다. 이제 초등 고학년이 된 저의 아이는 해야 할 일이 많네요. 늘 저는 수학 영어 국어 과학 등 학원 숙제, 시험 준비를 말하고 있습니다. 

더 많이 어렸을 때부터 준비해오고 있는 주변의 아이들과 비교를 하면서요. 상위 5%, 영재라고 하고 재주 많은 아이들이 참 많습니다. 물론 낮은 곳도 있겠지만 높은 곳을 바라보며 지금 지켜야 할 것과 부족하다고 느끼며 항상 쫓기며 여유가 없는 마음입니다. 아주 오랜만에 연락이 온 지인과 통화에서 저희 아이와 동갑인 자녀의 소식을 들으며 또 비교를 하는 맘이 자라났습니다. 지금도 충분히 잘해주고 있는데 부족하다고 늘 잔소리를 합니다. 건강하다고 생각하기에 그렇게 하다가, 한 번씩 두통이 있는 날은 건강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항상 걱정이 많네요.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많아서인지, 갖고 싶은 것이 많아서인지 늘 불안합니다. 오늘 잠시 도서관에서 빌려온 소영 작가님의 '오늘도 핸드메이드'를 읽고 이제는 작아져 버려야 하는 아이의 양말들을 떠올렸습니다. 나날이 커가는 아이의 옷들과 신발 등은 계절이 바뀌면 버리기엔 아까워서 정리를 못하고 수납함에 두고 있습니다. 언제나 다음을 기약하면서요. 

오늘은 학교를 마치고 오면 고양이 걱정인형을 같이 만들어야겠습니다. 아직은 저와 뭔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를 떠올리며 기분이 좋아지네요. 이제 조금 더 시간이 흐르면 아이는 저와 뭔가를 만들 시간도 마음도 작아지겠지요. 지금을 만끽해야겠습니다.

오늘은 걱정인형에게 나의 걱정을 맡아주기를 부탁하고 조금은 덜어내면서 계획의 작은 걸음을 표시하며 지내보려 합니다.

벌써 2022년 4월의 중반입니다. 당분간 일상의 기록이 월상의 기록이 될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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