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주 깨고 다시 잠을 못 잔다.
약을 많이 먹어도 소용이 없다.
푹 자지 않은 날엔 몸이 아프고 정신도 아프고 컨디션이 좋지 않다. 이럴 때 나는 어찌 하며 살아가야할까, 다음 날 일에 지장이 간다. 오늘 난 이 밤과 새벽과 아침을 어떻게 버텨야 할까, 좋아하던 공포영화도 집중이 안 된다.
삶을 살아가면서 이 불면증과 우울감을 난 매일 버틸 수 있을까.
나는 어둑한 방의 조용한 구석에 앉아 있다. 바깥 세상은 생명으로 붐비고 있지만, 그것은 내 안에 깃든 정적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커튼이 살짝 흔들리며, 오직 그들만이 들을 수 있는 우수에 찬 곡에 맞춰 춤을 추는 듯하다. 나는 내 삶의 관객처럼 느껴진다, 날마다 서로 구분이 안 가는 회색의 날들이 한데 섞이면서.
오늘 내 생각의 무게는 실제로 느껴진다, 마치 짊어지고 다녀야 하는 물리적인 부담처럼. 이런 느낌을 경험해본 적 없는 사람에게 설명하기 어렵다. 그저 슬픔이 아니라, 더 깊고, 더 압도적이다. 물속에 있는 것 같다, 모든 움직임이 노력이 필요하고, 모든 소리가 묵히며, 모든 숨이 고단하다.
나는 존재의 가벼움을 그리워한다. 그 무리 없는 '그저 있음'의 느낌 없이는 지금의 절망의 그림자가 항상 따라다닌다. 나는 기쁨의 순간들을 붙잡으려고 애쓰지만, 그것들은 모래처럼 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고, 나는 다시 이 익숙한 차가운 품에 남겨진다.
사람들은 "나아질 거야"라고 말한다, 그리고 나는 그들을 믿고 싶다. 하지만 이런 순간에는, 그 말들이 멀리서 들려오는 메아리처럼 느껴진다, 선의가 있지만 공허하다. 나는 이것이 내 삶의 단 한 장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장처럼 느껴진다.
그래도, 여기 나는 글을 쓴다. 글쓰기가 도움이 된다고들 하니,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 내가 적는 매 단어는 보이지 않는 힘에 대항하는 작은 발걸음이자, 작은 승리다. 어쩌면, 이 말들 속에서 나를 잃어버린 한 조각을 찾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것을 나눔으로써 나 자신에게 나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상기시킬지도 모른다.
나는 오늘, 오래 전 잊혀진 책의 한 페이지를 넘기듯, 과거의 기억들을 들춰본다. 어린 시절의 나는 세상을 다르게 보았다. 색채가 더 선명했고, 기쁨이 더 진실했다. 그때의 나는 무거운 이 우울의 그늘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그 빛나던 색들은 흐려졌다.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변했는지, 그 시작점을 찾기란 어렵다. 아마도 그것은 서서히, 눈에 띄지 않게 다가왔을 것이다. 생의 열정이 서서히 사그라들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 우울의 늪에 발을 들여놓았다.
이제는 작은 일에도 쉽게 지치고, 즐거웠던 활동들이 의미를 잃어간다. 친구들과의 만남은 이제 그저 부담으로 느껴지고, 나의 웃음은 억지로 지어낸 가면처럼 느껴진다. 나 자신을 잃어버린 것 같아. 내가 원래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 기억조차 희미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작은 희망의 끈을 붙잡고 싶다. 어딘가에, 아주 작은 빛이 있을 거라고 믿고 싶다. 나는 이 일기를 통해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자 한다. 아픔을 말하는 것이, 어쩌면 그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첫걸음일지도 모른다.
내가 이 글을 쓰는 동안, 바깥은 조금씩 밝아진다. 아침 햇살이 창문을 통해 방 안으로 스며들고 있다. 이 햇살이 내 마음에도 조금이나마 빛을 가져다줄 수 있기를 바란다. 어쩌면 오늘은, 조금은 나아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생각만으로도, 나는 조금은 위로를 받는다.
내가 이 글을 마무리하며, 나는 깊게 숨을 쉬어본다. 내가 느끼는 이 모든 감정, 그리고 이 글이 나를 어디로 이끌지 모르겠지만, 이것이 나의 여정의 일부임을 안다. 이 우울이 영원히 나를 지배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계속 걸어갈 것이고, 조금씩, 아주 조금씩 나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