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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깨나는 날

by 강다희

나는 자주 깨고 다시 잠을 못 잔다. 약을 많이 먹어도 소용이 없다. 푹 자지 않은 날엔 몸이 아프고 정신도 아프고 컨디션이 좋지 않다. 이럴 때 나는 어찌 하며 살아가야할까, 다음 날 일에 지장이 간다. 오늘 난 이 밤과 새벽과 아침을 어떻게 버텨야 할까, 좋아하던 공포영화도 집중이 안 된다. 삶을 살아가면서 이 불면증과 우울감을 난 매일 버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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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은 상쾌한 기분으로 찾아온 것이 아니라 밤의 어둠이 계속되면서 찾아왔다. 알람 소리는 또 다른 하루의 시작을 알렸지만, 내가 느낀 것은 세상과 세상의 요구에서 벗어나 이불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고 싶은 깊은 열망뿐이었습니다. 시계의 진동 하나하나가 이미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내 마음에 망치와도 같았습니다.


마지못해 나는 침대에서 일어났고, 마치 하루 자체에 저항하는 것처럼 움직임이 느려졌습니다. 이를 닦고 준비하는 일상은 기계적인 방식으로 수행되었으며, 각 동작은 내가 존재하는 자동 조종 모드를 상기시켜 줍니다. 거울에 비친 모습은 내가 거의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 즉 공허하고 피곤한 나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아침 식사는 나중에 생각했습니다. 음식의 맛은 진정한 행복에 대한 나의 마지막 기억만큼이나 멀게만 느껴졌다. 나는 테이블에 앉아 멍하니 접시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더 깊은 절망에 빠졌습니다. 커피는 손대지 않은 채 차갑게 놓여 있었는데, 이는 내가 즐기던 것들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는 상징이었습니다.


일을 시작하니 눈앞의 화면이 흐려졌습다. 단어와 숫자는 내가 집중하지 못하는 것을 조롱하는 것 같았다. 내 마음은 부정적인 생각의 고리에 사로잡혀 방황했고, 각각은 이전 것보다 더 비난적이었습니다. 한때 평화로운 안식처였던 홈 오피스의 고립감은 이제 마치 세포처럼 느껴졌고, 메아리치는 생각들로 나를 가두었습니다.


점심이왔다 갔다했습니다. 식욕이 없었고, 밥을 먹는다는 생각이 불필요한 일처럼 느껴졌습니다. 시간은 기어가는 것 같았고, 시계의 1초는 하루의 길이와 내 존재의 무게를 상기시켜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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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는 더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직장에서의 시도는 반감이었습니다. 짙은 안개 속을 헤쳐나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바깥 세상은 나를 사로잡은 정체도 인식하지 못한 채 자신의 리듬대로 움직이는 것 같았습니다. 바깥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와 목소리는 내가 한때 속했던 다른 우주에 속한 것 같았습니다.


저녁이 다가오자, 하루 종일 둔감했던 공포감이 더욱 강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저녁 식사는 이벤트가 아니었습니다. 요리하고 싶은 마음도, 먹고 싶은 마음도 없었습니다. 그 음식은 내 현재 존재의 맛없음을 일깨워주는 또 하나의 음식일 뿐이었습니다.


이제 내 방의 고독함 속에서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는 동안 한때 달콤한 탈출구였던 잠에 대한 전망이 이제 나를 불안으로 가득 채웁니다. 밤은 이 고독의 시간 속에서 말없는 동반자로서 나를 그 품에 가두었습니다. 침대에 누워 있으면 어둠이 내 뼛속까지 스며드는 것 같았고, 우울증이 가져오는 고립을 차갑게 상기시켜 줍니다. 위의 천장은 편안함을 제공하지 않으며, 단지 내 생각이 끝없는 걱정과 두려움을 투영할 수 있는 빈 캔버스일 뿐입니다.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은 조용해지기를 거부합니다. 과거의 대화, 놓친 기회, 점점 더 암울해 보이는 미래를 헤쳐 나가고 있습니다. 각각의 생각은 다음 생각으로 나선형을 그리며 빠져나올 수 없을 것 같은 절망의 그물처럼 얽혀 있습니다. 방의 고요함은 내 내면의 혼란을 증폭시키며, 각 심장 박동은 공허 속의 북처럼 울려 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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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청하면서도 잠을 잘 수 없을까 봐 두려워하는 아이러니를 잊을 수 없습니다. 잠은 안식처이자 휴식과 재생의 장소가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나에게는 불안과 슬픔이 전쟁을 벌이고, 휴식이 희생되는 전쟁터가 됐다. 한때 편안함을 주었던 베개와 담요가 이제는 나를 질식시켜 깨어있는 상태에 가두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나는 지나간 하루를 생각합니다. 흐릿한 회색 감정과 기계적인 행동. 외부 세계와의 상호 작용의 순간은 혼란을 감추고 평범함의 가면을 쓰고 수행되었습니다. 그러나 닫힌 문 뒤에서 가면이 벗겨지면서 내 투쟁의 깊이가 드러납니다.


잠 못 이루는 상태에도 불구하고 시계는 계속 움직입니다. 나는 그것의 불변성, 전혀 안정되지 않은 삶의 변함없는 리듬을 부러워합니다. 시간은 나에게 이상한 개념이 되었습니다. 그것은 나를 숨이 막힐 정도로 빠르게 지나가거나, 고통스럽고 공허한 광활한 공간으로 끝없이 펼쳐집니다.


이 순간 나는 세상과 단절된 느낌을 받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삶은 먼 메아리처럼 느껴지고, 내가 더 이상 닿을 수 없는 땅의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서 보는 삶의 기쁨과 활력은 나를 감싸는 무감각함과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마치 두꺼운 유리를 통해 볼 수는 있지만 만질 수는 없는 삶을 보는 것 같습니다.


마침내 이 일기를 닫을 때, 그 행위는 끝이라기보다는 진행 중인 내러티브에서 잠시 멈춘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나는 완성감이 아니라 내일 더 많은 것을 가져올 것이라는 체념으로 그것을 내려 놓았습니다. 내가 쓴 말은 나의 존재에 대한 작은 증거이고, 비록 글을 쓴다는 행위를 통해서라도 내가 여전히 여기에 있고, 여전히 싸우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어둠 속에서 나는 찾기 힘든 잠의 평화를 찾고, 끊임없는 생각의 지배로부터 잠시 벗어나는 탈출구를 찾습니다. 내일은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내 마음의 구름에 휴식이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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