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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이 너무 없다.

by 강다희

오늘날에도 이전의 많은 사람들처럼 우울증이라는 무거운 옷을 입고 시작되었습니다. 새벽의 회색 빛은 잠에서 깨어나서 한 조각의 기쁨이라도 찾으려는 나의 노력을 비웃는 것 같았다. 침대에 누워있는 내 생각의 무게는 숨막히는 담요였고, 흘리지 않은 눈물과 말하지 않은 두려움의 짐으로 무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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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일상은 당밀 속을 움직이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를 닦는 것부터 옷을 입는 것까지 모든 행동은 엄청난 노력이었고 작은 일 하나하나가 올라가야 할 산이었습니다. 거울에 비친 모습은 낯선 사람, 내가 알던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예전의 내 모습의 그림자일 뿐이다.



아침 식사는 조용한 일이었습니다. 한때 위안을 주는 의식이었던 커피의 맛은 이제 내 삶의 모든 면에 스며든 지루함을 씁쓸하게 상기시켜 줍니다. 테이블 건너편의 빈 의자는 나의 변함없는 동반자가 된 외로움을 극명하게 상기시켜주었습니다.


일은 흐릿했고, 내가 참여하지 않은 영화처럼 내 눈앞에 작업과 마감일이 지나갔습니다. 동료들과의 상호작용은 공허했고, 더 이상 느낄 수 없는 평범함의 메아리였습니다. 전송된 각 이메일, 완료된 각 프로젝트는 제가 예전에 있었던 사람의 외관, 공연처럼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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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은 맛도 즐거움도 없이 책상에서 먹는 비행사였습니다. 한때 편안함의 원천이었던 음식은 이제 계속해서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기능일 뿐입니다. 벽에 걸린 시계는 분을 똑딱거리며 시간의 흐름을 끊임없이 상기시켜 주었고, 그 시간은 모든 의미를 잃어버린 것 같았습니다.



오후에는 신선한 공기를 마시기 위해 밖으로 나가 휴식을 취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바깥 세상은 마치 두꺼운 유리를 통해 보는 것처럼 낯설게 느껴졌다. 삶의 소리, 분주한 거리, 사람들의 웃음소리, 이 모든 것이 아득하게 느껴졌고, 내가 무엇을 그리워했는지 상기시켜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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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는 TV 앞에서 먹는 또 다른 외로운 식사였으며,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빠져들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화면의 산만함조차도 나를 잔소리하는 생각들, 나의 현실이 된 끊임없는 내면의 대화로부터 떼어낼 수는 없었습니다.



이제 밤이 깊어가면서 나는 이 일기를 쓰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어둠 속의 작은 빛이다. 글쓰기 행위는 나 자신의 생각과의 해방이자 대결이다. 가식으로 가득 찬 하루 속에서 솔직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잠이 오면 일시적인 탈출구, 끊임없는 우울증의 손아귀에서 몇 시간 동안의 휴식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내일은 내가 여기 내 방의 조용한 곳에 누워 있을 때, 바깥의 어둠은 어떻게든 내면의 어둠을 반영합니다. 모든 것에 스며드는 완전히 혼자라는 느낌, 성역이자 감옥인 고독이 있습니다. 밤 시간은 끝이 없고 단호하며 거의 손에 잡히는 듯한 고요함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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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울증이 내 인생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기 전의 시절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웃음의 기억, 타인과의 연결감, 매일의 새로운 날에 대한 기대 등이 이제는 마치 다른 사람의 삶의 풍경처럼 멀고 닿을 수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과거가 어떻게 그렇게 가까우면서도 멀리 느껴지며, 잃어버린 것을 상기시켜 주는지 이상합니다.



친구와 함께 나눈 커피 한 잔, 나를 또 다른 세상으로 데려다준 책, 화창한 날 공원 산책 등 나의 하루를 빛나게 해주었던 소소한 즐거움들을 곰곰이 생각해 본다. 지금, 이러한 것들은 나의 현재 상태의 거대한 계획에서 너무나 하찮아 보이지만, 나는 그것들이 가져오는 단순함과 가벼움을 동경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성찰의 순간에 나는 인생에서 얼마나 많은 부분이 사람, 장소, 순간과의 연결에 관한 것인지 깨닫게 됩니다. 우울증은 이러한 연결을 끊고 채우기 어려운 공백을 남기는 방법이 있습니다. 문제는 다시 연결하는 방법을 찾는 것, 돌아갈 길을 찾기 위해 붙잡을 수 있는 아주 작은 실이라도 찾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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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젠가 읽었던 가장 어두운 시간이 어떻게 60분밖에 남지 않았는지에 대한 인용문이 생각납니다. 그것은 작은 위안이지만 끝이 없어 보이는 이 밤 속에서 시간은 앞으로 나아가고 이 어둠은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상기시켜 줍니다. 어쩌면 밤이 결국 새벽으로 바뀔 것이라는 사실을 아는 것이 위안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일기를 닫으면서 나에게는 슬픔과 희미한 희망이 뒤섞인 마음이 남아 있습니다. 그림자 속에 사라진 오늘에 대한 슬픔, 그러나 다가올 새로운 날에 대한 희망. 그것은 어둠과 빛의 순환이자 리듬입니다. 지금 당장 저는 그것을 헤쳐나갈 길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폭풍 속에서 평화를 찾고, 어둠 속에서 희망을 붙잡고, 새로운 날을 약속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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