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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윤희 Jan 27. 2024

젤리

2021. 06. 18.

수박맛 젤리. 어제저녁 큰 녀석이 내일 생선가스가 필요하다며 학교에서 음식 만들기 한다고 뒤늦게 말을 해 퇴근하고 다시 마트에 갔다. 교실 아이들에게 수박수영장 그림책 읽어줄 거라 수박젤리를 5개 사서 3개씩 가르면 딱 15인분이 나오겠지 계산하고 왔더니 막딩이랑 둘찌가 왜 자기 거는 없냐고, 자기가 수박젤리 제일 좋아하는 거 모르냐고, 자기 선생님은 왜 안주냐고 엄마반 하고 싶다고, 왜 자기 자식은 안 챙기고 엄마반 애들만 항상 주냐고.


(누가 들으면 너희들 하나도 안 사주는 줄)


저녁에 월급날이라 짜장면 먹고 싶대서 시켜주려고 간식은 일부러 안 산 건데 안 먹일망정 같이 사 올 거를.

엄마는 선생님의 예절을 모른단다.


막당이 왈, 선생님은 무서워야 되는 거란다. 이런 거 주는 거 아니란다. 그 모습이 너무 웃기고 귀여워서 웃었더니 또 웃는다고 운다. 어쩌란 말이냐. 막딩이 놀려먹는 게 젤 재미있다. 내일 사주기로하고 끝냈지만 그러게. 그거 얼마 한다고 내가 생각이 짧았다.




내가 다시 엄마가 된다면 


팔도 안으로 굽는데 사랑을 줘도 물건을 사줘도 너희들 제일 많이 해주는데. 아이들 눈에는 그게 섭섭한가 보다. 학급의 아이들을 위해 하는 작은 이벤트들이 녀석들 눈에는 부러운가 보다. 내 배를 세 번 갈라서 낳은 너희들인데 어찌 다른 그 누구보다 사랑이 덜 하겠니. 


다음부터는 꼭, 우리 아이들 거 먼저 사고 학급의 아이들을 챙겨야겠다. 

엄마에게는 누가 뭐래도 너희들이 제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또 확인받고 싶은 게 너희들 마음이란 것을. 늦게 알아차려서 미안하구나. 마음은 항상 너희들이 우선인데 표현하지 않으면 모른다는 걸. 꼭 기억하고 있으마. 항상 너희들을 위한 엔진을 켜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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