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말 운동과는 아무런 접점이 없는 사람이었다.
헬스장에 등록해도 6개월 중 한 달만 겨우 가고, 나머지는 돈만 날리던 그런 사람.
고등학생 이후로는 달리기를 해본 적이 없었다.
몸을 움직이는 것 자체가 내 삶에 없었다.
하지만 2021년 겨울, 코로나에 걸리면서 내 인생이 무너졌다.
그해 12월, 단순한 감기가 아니었다.
한 달 넘게 제대로 앉아 있지도 못할 정도로 무기력했고,
기억력은 흐려졌고, 냄새도 입맛도 사라졌으며,
불안 증상은 더 심해졌다.
2개월 동안 만나본 의사만 신경과, 위장내과, 한의사까지 여럿이었다.
어떻게든 회복하고 싶었다.
그래서 한약도 먹고, 심리 상담도 받고, 음식도 바꾸고, 커피도 끊었다.
그렇게 겨우 일상으로 돌아오는 길목에서,
어느 날 문득 예전에 봤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예전 예능 프로그램에서 아이유가 머리서기를 하려고 구르던 장면이었다.
그땐 못했는데, 몇 년 뒤 또 다른 예능에서 쉽게 성공해 내는 모습을 봤다.
"어? 되네? 연습하니까 되는 거네."
그걸 보면서 나도 모르게 머리서기를 따라 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어깨도 아프고 목도 아팠지만, 이상하게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매일 유튜브를 찾아보고, 돌핀 자세도 따라 하며, 3개월을 연습했다.
그리고 어느 날, 맨바닥에서 벽 없이 머리로 섰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운동으로 무언가를 해냈다는 감각이 내게 생겼다.
그때부터였다. 내 몸과 마음이 서서히 바뀌기 시작한 건.
우리 가족은 지금도 내가 하프마라톤을 완주했다는 걸 믿기 어려워한다.
왜냐면 35년간 단 한 번도 꾸준히 뭔가를 해본 적 없는,
늘 아프고 늘 피곤했던 사람이었으니까.
나는 어릴 적부터 산에 오르면 "근데 내려가야 되잖아?"라고 말하던 사람이었다.
그랬던 내가 지금은 하프마라톤을 완주했고,
다시 겨울 하프마라톤을 준비 중이다.
그 변화의 시작을, 이제 글로 남기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