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马)을 추앙하는 도시

간쑤성(甘肃省) 우웨이(武威)를 가다

by 이천우


중국 여행을 다니다 보면 어떤 도시들은 동물로 기억된다. 시안은 용, 둔황은 낙타, 윈난성 망시(芒市)는 공작.


시안 산시역사박물관, 둔황 명사산, 망시 시내 거리


그리고 여기, 우웨이는 말.


실크로드의 길목, 허시조랑(河西走廊) 초입 도시 우웨이. 아래로는 란저우(兰州), 위로는 장예(张掖), 주취안(酒泉)이 복도(走廊)처럼 이어진다. 한무제 시대, 곽거병 장군이 이 도시를 근거지로 흉노를 크게 물리 량저우(凉州)라는 옛 이름에서, 무공군위(武功军威)의 뜻을 담은 무위, 우웨이(武威)라는 듬직한 이름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진나라, 한나라의 큰 위협이었던 흉노. 그 흉노와 맞서던 최전방 군사 도시 우웨이, 우웨이시 박물관
우웨이 남성문(南城们), 량저우(凉州)라고 써 놓았다.

수십 년간 흉노의 침략으로 고전하던 한나라. 유목민족 흉노의 주력은 기병부대였고 그 기병부대의 우세함은 탁월한 전마, 바로 한혈마에 있었다. 젊고 패기 넘치는 왕이었던 한무제는 흉노와의 굴욕적인 화친 대신 흉노 정벌을 차근차근 준비하기 시작한다. 서역으로 장건(张骞)을 파견하여 실크로드를 개척하고(장건은 흉노의 포로로 잡혀있다가 9년 만에 기적적으로 돌아와 흉노 정벌에 큰 공을 세운다) 둔전제를 시행하여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변방군사시스템을 만든다. 또 흉노에 대항할 우수한 기병부대를 집중 육성하는데 이때 양질의 군마를 전문적으로 키우던 곳이 바로 우웨이 근처 장예시 산단현에 있는 산단군마장(山丹军马场)이다. 치롄산 아래 천혜의 목초지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말목장으로 지금까지 운영 중이며 저렴한 가격에 기마체험도 할 수 있다 한다.


역사가 알려주듯, 결국 오랜 한흉전쟁(汉匈战争)에서 한나라가 승리하고 실크로드 무역의 주역이 된다. 그 한제국 번영의 중심에 무웨이가 있었다.


산단군마장 사진, 가욕관도시박물관

간쑤성의 상징. 마답비연(马踏飞燕), 제비를 밟고 하늘을 나는 듯 힘차게 달리는 이 청동말(铜奔马 )상도 바로 이곳 우웨이의 뇌대한묘(雷台汉墓)에서 출토되었다.

출토 당시 청동말의장대 제일 앞에 놓여있던 마답비연. 진품은 우웨이가 아닌 간쑤성 성도, 란저우 간쑤성박물관에 있다.
뇌대한묘 안으로 들어가 볼 수 있다

그러니 우웨이 사람들이 어찌 말을 '추앙'하지 않을 수 있을까. 우웨이에서 진짜 말은 한 마리도 보지 못했지만 말은 우웨이 사람들의 마음 속에, 생활 속에, 대를 이어 깊이 박혀있었다. 역사를 통해 현재까지 이어진 천마의 고향(天马故乡)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기차역에도 말, 개업 선물도 말, 에어컨 실외기 보호망도 말

우리나라도 추앙하는 동물이 있나? 내가 사는 도시도 추앙하는 동물이 있나? 내 마음 속에도 추앙하는 동물이 있나? 한번 생각해 본다.


<참고 자료, 출처>

-河西走廊(10集), 2015, 优酷

-대문사진, 천마도(天马图), 맥적산석굴 제5호굴, 우웨이시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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