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워, 또 만났네
어떤 길을 지날 때마다 만나는 동물들이 있다.
나는 그저 지나가는 사람일 뿐이지만 그들은 그곳에 사는 원주민이다.
공원과 작은 수풀들 사이에 그들이 살고 있다.
동생은 출근길 공원에서 만나는 길냥이가 있다.
이 녀석은 조폭(?)처럼 생긴 녀석이지만,
이렇게 생긴 귀여운 녀석도 있다.
요 녀석은 붙임성이 있어서 사람의 손길을 피하지 않는다.
공원에 사는 길냥이들을 보살피는 캣맘들이 잠자리와 먹을 것을 챙기는 것 같다.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고 하지만 녀석들을 챙기는 손길도 있을 것이다.
나도 한 달에 두 번 찾아가는 추모공원 근처, 농가에서 키우는 개와 고양이를 만난다. 동생이 마주치는 공원의 길냥이는 아무에게나 친근하게 대하지만, 가끔 보는 농가의 개는 나만 보면 늘 짖어댄다.
그래, 그래. 넌 집 지켜야 하지.
야옹이 애는 볼 때마다 잠만 잔다.
근데 너희 둘은 사이가 좋아 보인다?
집과 작업실을 오가며 항상 걷는 한적한 길이 있다.
작은 동산과 인접한 곳이라 나무랑 이름 모를 꽃들도 많다. 그곳을 터전으로 삼은 나비와 무당벌레 등 각종 곤충은 물론 산비둘기와 까치 그리고 가끔 길냥이도 만난다.
나비는 마치 인도하듯이 내 주변을 춤추듯 날다가 앞장서서 사라지곤 한다.
비둘기와 달리 산비둘기와 까치 그리고 길냥이는 절대 곁을 내주지 않는다.
멀리서 나를 보면 도망가기 바쁘다.
그래, 도망가야지.
만약 그런 좁은 오솔길 한가운데에서 녀석들이 떡하니 버티고 서 있으면 왠지 무서울 것 같다.
피해 가기도 힘들고..
무서워서 피하는 게 내가 될까 봐 두렵다.
미리 피해 줘서 고맙다 얘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