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자연과 나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담은그림 Jun 28. 2024

식물에 진심

식집사에 입문


서울에 살지만 어디에도 내 명의로 된 집도, 흙 덮인 땅도 없다.

하지만 식물은 키우고 싶었다.

반지하라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그동안 끊임없이 초록이들을 키웠다.


내가 키우는 것들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물도 주고 손톱만큼 들어오는 햇볕도 쏘여줬지만 얼마 안 돼 모두 죽고 말았다.

환경은 내 노력으로 안 되는 부분이었다.

몇 년 전 지상으로 올라오고부터는 사정이 좀 나아졌다.

늘 해가 들지 않아 하루 종일 형광등을 켜고 살았는데 이젠 햇볕도 제법 오랜 시간 들어와 창가에 화분을 하나 둘 들여놓았다.

그래도 똥 손 어디 안 간다고 화분들은 계속 죽어나갔다.

해 잘 드는 창가로 터전을 잡아 줬는데 왜 잘 살지 못하는 거니.


식물 집사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카페를 하며 카페 앞 작은 정원을 만들어 식물을 돌보는 친구에게 조언을 들었다.

너무 실내에서만 키우면 안 된다고, 화분도 밖에서 바람도 쐬고, 비도 맞고, 햇볕도 직접 봐야 한다고..


식물생활_1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방울토마토를 담았던 플라스틱 용기를 재활용해 화분을 만들어 이것저것 심었는데 점점 가짓수가 늘어났다.


2022년도
2023년 3월


집안 창문 앞에서 자라던 화분들을 친구의 말대로 문밖으로 내놓았다.

충분한 수분과 햇빛 그리고 바람을 온전히 누리며 살게 된 화분들은 확실히 잘 자라고 있었다.


2023년 6월


2024년 3월


2024년 4월



2024년 6월


다이* 원예 코너에 가서 애들을 위해 이것저것 구입하다 보니 장바구니가 꽉 찼다. 

사랑하면 보인다고, 필요하고 해주고 싶은 것들이 수두룩했다.

예쁜 화분과 받침은 물론, 비료와 영양제도 주고 기울어져 자라는 애들은 알맞은 지지대를 세워주었다.


햇살 좋은 날은 화분들을 내놓을 생각에 작업실로 가는 발걸음이 빨라지곤 한다.

무엇을 돌본다는 것이 이렇게 즐겁고 설레는 건지.

날이 더우면 더워서, 추우면 추워서, 비 오면 비 와서 들여놓고 내놓고 손길이 분주하다.


이만큼 잘 키워놨는데 이제 7월. 많은 비가 예상되는 장마철이다.

화분들이 걱정된다.

죽지 말고 잘 자라렴 얘들아.





매거진의 이전글 비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