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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담은그림 May 07. 2021

똥 손

내 손






만드는 걸 좋아해 블로그에도 여러 가지 만든 것들을 올리는 나는 어떤 면에서 똥 손이다.










매주 토요일에 엄마 집에 가면, 저녁을 먹고 소화도 시킬 겸 부모님과 게임을 한다.

화투놀이인데,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니 화투놀이의 종류가 꽤 많았다.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으나 우리 가족은 이 놀이를 "뽕"이라고 부른다.


한 사람당 5장씩 가지고, 한 장씩 차례대로 가져와서

짝이 되는 같은 그림은 뺄 수도 있고, 그림의 숫자를 차례대로 맞출 수도 있는데

전자는 끝 수를 줄일 수 있고, 후자는 마이너스를 할 수 있다.

몇 게임을 한 후 합산을 해서 가장 끝수를 많이 먹은 꼴찌 순으로 5천 원, 4천 원, 3천 원을 내고 일등은 벌금을 면제해 주었는데 목돈으로 모아 치킨을 사 먹기도 한다.

내가 계속 꼴찌를 하는 바람에 - 벌금의 50%는 거의 내 돈이다 - 최근에 꼴찌는 천 원을 깎아주고, 일등도 천 원을 내는 것으로 벌금 내는 룰을 바꾸었다.


처음엔 화투의 같은 숫자 4장씩, 1에서 12까지 숫자의 그림을 잘 몰라 나 나름대로 '뽕 사전'이라며 종이에 적어놓고 보면서 했었다. 그런 식으로 매주 한번 하는 게임이 1년 훌쩍 넘고 보니 어느샌가 '뽕 사전'을 보지 않고도 척척 계산을 하는 나를 발견했다.

반 타짜가 된 것 같았다.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할 수 있는 놀이는 많지가 않지만 여러 가지를 가르쳐드리고 있다.

요즘엔 '루미큐브'라고 숫자 맞추는 보드게임을 하기도 하고, 

조카들이 왔을 때는 원카드를 하거나 부루마블 게임을 하기도 한다.

모두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게임이다.

그래도 어르신들 손에 익고, 착착 감기는 화투놀이가 젤 즐거우신 듯하다.


똥 손이지만 일주일에 한 번,

5천 원을 챙겨서 기쁜 마음으로 게임에 참여한다.

내일은 주말이니 또 한판 해야겠지.

게다가 어버이날인데 용돈도 드릴 겸 판돈을 좀 올려야 하나?

부모님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즐겁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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