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이 넘치는 우리.
가끔 4차원이라는 말을 들을 때도 있지만...
어제는 ADHD 환자의 장점으로 '과집중'을 꼽았다. 오늘은 무슨 얘기를 쓸까 고민하다가 '창의성'에 대한 얘기를 좀 해보기로 했다.
뭐 나도 예외는 아니지만, ADHD 환자들 중에서는 '4차원'이라는 말을 듣는 사람이 꽤 있다. 남들이 하지 않는 생각을 하고, 남들과는 다른 관점에서 사물을 보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엉뚱함과 창의성을 갖춘 대표적인 예가 바로 '스티브 잡스'다.
응???????????
이런 반응 보이시는 분들 분명히 계실 텐데, 여러분이 알고 계시는 그 애플 창립자 '스티브 잡스' 맞다. 지금은 고인이 되었지만, 그만의 독특한 창의성 때문에 살아생전에 많은 사람을 자신의 팬으로 만들었던 스티브 잡스. 그의 어린 시절도 그 엉뚱함 때문에 여러 가지 해프닝이 많았다고 해서, 그 얘기를 여기에 좀 소개해볼까 한다.
잡스는 입양된 아이였고, 입양되기 전부터 마음의 상처를 가지고 살아온 사람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학교에서 곧잘 사물함 번호를 전부 바꿔서 다른 사람을 곤경에 빠뜨리고, 선생님 의자에 폭음탄을 설치해서 놀라게 만드는 등등, 일반 아이들과는 다른 행동을 꽤 많이 했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문제아로 낙인이 찍혔고, 그렇게 문제를 일으킬 때마다 조기 귀가 조치를 받기도 했다고 한다. 다행히도 잡스의 양아버지는 아들이 기계 장치나 금속 같은 것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조기에 발견했다. 그래서 이 아이가 자신의 관심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아들에게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주었다. 또한 기계를 다루는 법이나 그런 장치들이 어떻게 움직이게 되는지 등등에 대한 설명을 해 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고 흘러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시작한 창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손님이 오면 아버지는 커피 심부름을 하고 어머니는 전화를 받아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아이는 몇십 년 후, 전 세계에 이름을 날린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되었다.
우리나라는 자원이 없는 나라여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인재들이 굉장히 많다. 원래 자원이 많이 생산되지 않는 나라에서는 대단히 뛰어난 인재들이 많다고 들었다.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그런 의견에 상당히 공감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인적자원이 풍부한 나라의 대표적인 예가 이스라엘과 우리나라다. 학구열과 교육열이 높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그중, 우리나라는 남들과 다르면 '저 사람은 이상한 사람'이라고 낙인을 찍는 경우가 꽤 있다. 튀는 걸 싫어하고 남들과 똑같은 안정된 길을 걸어야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교육도 획일화되어 있는 경향이 있다. ADHD 환자들은 규칙성이 있는 단체생활을 하는 것을 전반적으로 어려워하고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부분이 어쩌면 돌발행동으로 이어지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사회적으로 부적응자라고 낙인찍히는 사람을 많이 봤다. 같은 환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많이 씁쓸하고 안타까운 현실이다. ADHD 환자들의 상황도 이해가 되지만, 한편으로는 일반인들의 사고방식도 이해가 되니까.
얼마 전 한 인터넷 유머 사이트에서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만약 세계 6대 천재들이 한국에서 태어났다면?>이라는 제목의 글이었는데, 진짜 많이 공감하면서 읽었다. 뉴턴은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었을 것이고, 에디슨은 전파 수리공, 아인슈타인은 중국집 배달원, 퀴리 부인은 공장에서 인형 만드는 사람, 갈릴레오는 북한 반동자 수용소에 갇혀 있을 것이며 스티븐 호킹은 몸이 불편하기 때문에 아무 일도 못 했을 거라는 내용이었다. 위에 나오는 직업과 그들의 장애를 비하하는 내용은 절대 아니다. 다만 자신의 재능을 적절히 펼치지 못했을 거라는 부분에 대한 예를 든 것이니 잘못 이해하시는 분들은 없었으면 좋겠다.
어쩌면 획일화된 교육 체제 때문에 정말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의 능력이 묻히는 것은 아닐까. 그들이 처해 있는 현실이 참 안타깝기도 하고 그들의 밝혀지지 않은 재능 또한 너무 아깝다. 만약 사회가 그들의 다름을 조금이라도 인정해 준다면, 그리고 그런 아이들의 숨겨진 재능이 사회를 발전시키는 데 쓰일 수만 있다면, 안 그래도 뛰어난 인재가 많은 우리나라에서 그동안 모르고 있었던 수많은 인재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아서다. 내가 ADHD 환자들을 위한 사회적인 시스템을 만들고 싶어 하는 이유도 바로 이런 이유다. 나는 운이 좋게도 재능을 빨리 찾았고, 그걸로 밥벌이를 하면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해낼 수 있었다. 그렇지만 나 역시도 중간에 진로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고, 그만큼의 방황도 많이 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그런 시행착오를 조금이라도 덜 겪었으면 좋겠다. 힘든 삶을 지금 내가 겪고 있는 것보다는 조금 덜 겪고, 순탄하게 자신의 길을 잘 찾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정말 뿌듯할 것 같으니까.
그러니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그동안 ADHD 환자를 부정적으로만 보고 계셨다면, 이런 장점이 있다는 것 또한 기억해 주셨으면 한다. 사람의 잠재능력이라는 건 어마 무시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들의 잠재능력이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동력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