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프리지아 Jul 31. 2021

초심을 잃지 말자

아이를 보내고


익숙해질 법도 하건만.

오늘도 아이는 헤어지며 묻는다.


"엄마, 아빠한테 안가면 안돼?

나 엄마랑 하루 더 잔다고 아빠한테 하면 안돼?

아빠 그냥 기다리라고 하고 안 나가면 안돼?"


쓴 웃음을 지으며,

눈물을 삼키며 아이에겐 웃으며  가야한다고 대답한다.


아빠 차에 타서도 아들은 내 손을 꼭 잡고

이 차에 타서 같이 집에 가자고 말한다.


나는 매번 눈물을 삼키고 밝게 대답한다.


"엄마 다음에 초대해줘~놀러갈게~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말씀 잘 듣고 다음주에 만나서 재밌게 놀자 우리!!"




초반에는 아들과 서로 손을 붙잡고

울면서 헤어질 수가 없었다.

이에 아이아빠는,

이런식으로 잘 헤어지지 못한다면

아이 정신건강에 안좋은 이유로

매주 만나는 것을 못하게 하겠다는 협박을 해왔다.


내가 먼저 아이의 손을 뿌리칠 수 없어

아이와 손을 붙잡고

못 헤어지고 울고 있자,

아이 아빠는 우리 쪽으로 와서

거칠게 손을 끊어냈다.

그리고 우는 아이를 안고 거칠게 차에 태웠다.

그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얼마나 잔인하고 못된 사람인지,

본인이 원하는대로 어떻게든 행할 사람인것을 너무도 잘 알기에,

아이가 엄마를 그리워하는 마음따윈 관심도 없는 사람인걸 너무도 잘 알기에..


나는 아들과 매주 만나기 위해

잘 헤어지려 노력해야만 한다.

매주 웃으면서, 최대한 밝게 헤어지려 노력한다.



매 주 이 시간마다,

나의 초심은 흔들린다.

아이를 내가 데려오고 싶다.

나와 살고 싶어하는 아이를 위해 투쟁하고 싶다.


하지만 나의 초심이 무엇이었는가.

그냥 살아있는 엄마였다.

그랬기에 재산분할도 위자료도 양육권도 욕심내지 않았다.

하루라도 살아있는 엄마로 존재하려 뛰쳐나온

그 집이었다.

그사람과 그 집안 사람들과 더이상 엮이다간 죽을것 같았기에, 하루라도 살고 싶어서 나온 집이지 않았던가.

그래서 선택한 이혼 아니었던가.

내가 죽는다 해도 자동으로 아이아빠에게 양육권이 갈 것이 아닌가.


내 아이에게 그런 상처는 줄 수는 없다.

나의 초심.

내가 이혼을 한 이유.

내가 양육권을 포기한 이유.

흔들리면 안된다.

글을 쓰며 다잡아야겠다.

살아있는 엄마로 존재하자.

행복한 엄마로 존재하자.


다짐하고 또 다짐하자.

그리고 웃자.

더이상 욕심내지 말자.

작가의 이전글 종교란 무엇일까. 하나님은 존재할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