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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끌마루 Sep 30. 2022

'딱_한 걸음의_힘' 따라하기

5일 차

무엇이 좋은 습관이고 무엇이 나쁜 습관인지는 주관적인 감정에 달려 있다.
당신에게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쁜지는 당신의 기분과 욕구가 결정한다.
두뇌에게 습관은 그저 습관일 뿐이다.
뇌는 당신에게 유익한지 아닌지를 따지지 않는다.
가령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단것을 입에 넣는 습관이 있다면 뇌는 이렇게 기억할 것이다.
"또 스트레스네. 그럼 초콜릿이 필요해!"
어쨌거나 단것은 빠르게 에너지를 공급하고 행복 호르몬 분비를 촉진할테니 뇌는 당신의 습관을 효율적이라고 저장한다.
또 같은 상황(스트레스)이 오면 곧바로 그 행동을 불러낸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손이 초콜릿 쪽으로 향하게 되는 것이다.

42p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내가 하는 2가지 행동이 있다. 운동을 하거나 먹거나.


최근 '한국어교육능력검정시험'준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안 하던 공부를 다시 하는 것도 힘든데 공부하는 분야가 생소해서 공부하려고 의자에 앉을 생각만 해도 긴장, 불안, 짜증이 한꺼번에 일어나 나를 괴롭혔다. 여기에 체중과 혈당 관리 때문에 음식까지 제한하니 죽을 것 같았다. 스트레스를 풀지 않고서는 공부를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나의 뇌는 열렬히 과자를 찾았고, 나는 집에 사놓은 과자를 먹었다.

과자를 먹으니 뇌에서 행복 호르몬이 분출되어 극도의 긴장과 불안과 짜증을 완화시켜 주었다. 하지만 음식이 주는 행복은 잠깐이었다. 뒤늦은 후회가 밀려왔다. 스트레스를 건강한 방법으로 풀지 않고 해로운 음식으로 해결한 나에 대한 실망과 이렇게 약해서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는 자책감, 그리고 과자 때문에 찐 살과 올라간 혈당 때문에 기분이 우울했다.

나는 운동을 했다. 너무 더워서 자전거는 못 타고, 대신 헬스장에 갔다. 1시간 동안 트레드밀 위에서 숨이 차도록 달렸다. 나에 대한 분노를 내 몸에 풀기라도 하듯이 달렸다. 마무리 운동으로 10-15분 정도 근육운동까지 하고 나면 불쾌한 감정이 상쾌한 기분으로 바뀌었다.


음식과 운동. 이 둘은 나에게 만족감을 준다는 점에서 같다. 하지만 나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음식을 찾는 것은 나쁜 습관이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운동을 하는 것은 좋은 습관이라고 부른다. 둘 다 만족감을 주는데 왜 전자는 나쁘고, 후자는 좋을까?

해로운 음식은 만족을 줄 것처럼 속삭여서 해로운 음식을 먹게 한 뒤, 만족 대신 고통을 준다. 다른 사람은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지만, 나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먹는 음식 때문에 불어난 체중과 그로 인해 생기는 질병을 생각하면 고통스럽다. 해로운 음식이 주는 만족은 짧고, 고통은 영원하다. 그래서 나는 해로운 음식을 자주 먹는 습관을 나쁜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운동은 어떨까?

첫째, 운동을 하면 항스트레스 호르몬인 엔도르핀 분비가 촉진된다. 이 호르몬은 뇌에서 나오는 통증 신호를 차단한다.

둘째, 기분, 감정, 수면과 식욕에 좋은 영향을 주는 '천연마약' 세로토닌을 생산한다. 그래서 운동을 하면 스트레스가 억제되고, 기분이 좋아진다.

셋째, 신체가 건강해진다.

넷째, 정신이 건강해진다.

운동을 하기 전까지 나는 운동이 좋은줄 몰랐다. 남편이 '같이 걷자'고 하면 나는 '노동이 곧 운동이에요.' 라고 말했다. 집 밖에서는 봉사활동, 집 안에서는 가사노동으로 바쁘게 살았던 나는 시간이 나면 누워 있고 싶지 몸을 움직이는 운동은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당뇨를 만나고, 운동이라면 질색하던 내가 운동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운동 강도가 약한 걷기부터 시작했다. 아침에도 걷기, 점심에도 걷기, 저녁에도 걷기. 너무 지겨워서 남편을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매일 달렸더니 무릎이 아팠다. 그래서 관절에 무리가 없는 수영을 배웠다. 수영이 지겨워지려고 할 때쯤 용기를 내서 자전거를 배웠다. 어제는 오전에 가볍게 5km를 달리고, 점심에는 자전거를 40km 타고, 저녁에는 남편과 함께 가볍게 걸었다.

사람들은 내가 이렇게 열심히 운동하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고 손을 치켜든다. 그리고 '저는 힘들어서 그렇게 못 할 것 같아요' 라고 말하곤 한다. '힘들어서 못한다'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아니다. 심박수가 한계치와 최대치를 오갈 때는 '아이고 죽겠다'는 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최대까지 갔던 심박수가 정상으로 돌아오면 죽겠다는 곡소리가 '와, 너무 좋다'는 탄성으로 바뀐다. 어찌 기쁘지 않을까.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는데. 기분만 좋은 게 아니다. 소파에 앉아 있고 싶은 유혹을 이겨내고 밖으로 나와 걷는 내가 자랑스럽고 좋다. 걷기만 했을 뿐인데 자존감이 올라간다. 걷기보다 더 힘든 운동을 해내고 나면 무엇이든 해 낼수 있을 것 같은 용기와 자신감이 가슴을 꽉 채운다.

이런 이유로 나는 운동이 좋다. 땀이 나도록, 숨이 차도록 몸을 움직이는 게 너무 행복하다. 나의 뇌도 운동의 효과를 잘 알고 있는지, 힘든 일이 있거나 기분이 우울하면 '집에만 있지 말고 밖으로 나가자'자고 나를 보챈다. 자전거를 타든지 집 근처 하천을 끼고 달리든지, 몸을 움직이라고 나를 잡아 당긴다. 왜냐하면 운동할 때 행복했던 경험이 나의 뇌에 저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운동은 고통스럽다. 고통스러워서 포기하고 싶을 때쯤 운동은 처음의 고통을 잊을 만큼 큰 만족과 행복을 준다. 운동이 주는 고통은 짧고, 행복은 영원하다. 그래서 나는 운동하는 습관은 정말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뇌가 좋고 나쁨을 따질 수 있다면 나쁜 습관을 없애고 좋은 습관을 강화하는 것이 쉬운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뇌는 입력된 대로만 행동할 뿐 무엇이 나에게 좋고, 나쁜지 가리지 않는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쁜 습관은 빠른 손절이 해답

뭐가 좋은 행동이고 나쁜 행동인지는 당신의 뇌가 아니라 당신의 고통이 결정한다.
어떤 습관 때문에 괴롭다면 그것이 어디서 생겼으며, 그것을 버리고 어떤 다른 행동을 택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15분 정도 시간을 내어서 당신의 만족과 행복을 방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자.
-당신의 '해야 할 일' 목록에는 어떤 것들이 적혀 있는가?
  여러 가지가 떠올랐다면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골라보자.
-조용히 앉아 오늘 하루 당신이 무슨 일을 했는지 떠올려보자.
-퇴근할 때 당신만의 의식이 있는가? 그 습관은 유익한가?
 퇴근 시간 전 부터 일을 손에서 놓고 퇴근 시간만 기다리는가? 아니면 막판 스퍼트를 올려 미친 듯 일하는가?
 앞서 고른 그 중요한 일에 열중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행동이 있다면 무엇인가?
 퇴근을 하기 전에 3분 동안 자신의 행동을 분석해보자.

42,44p

15분이든 3분이든 시간을 내서 나의 행동을 분석해 보는 것은 습관을 바꾸는 데 매우 유익하다. 분석으로 삶이 바로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분석을 통해 나에게 유익한 습관과 해로운 습관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는 있다. 나에게 해로운 습관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면 나쁜 습관이 다시 나오려고 할 때 제어하거나 다른 유익한 행동으로 대체할 수 있다.

필요한 식재료를 사러 마트에 갔다고 상상해 보자. 해로운 음식 코너(과자나 아이스크림 코너)에 가지 않는 게 가장 좋지만, 습관에 이끌려 과자 코너 가운데 들어서고 말았다. 여기서 끝인가. 그렇지 않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과자를 집기 전에 나에게 'Stop!'을 외치자. 그리고 다음과 같이 물어보자. "과자를 먹으면 정말 행복할까?" 그렇지 않다는 것을 너무 잘 알기에 과자에 손이 가지 않을 것이다. 과자를 사면 행복하기는 커녕 다시 유혹에 넘어간 자신에게 실망해서 화가 나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과자 코너에서 빨리 달아나야 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나쁜 행동이 나오려고 하기 전에 잠시 멈춰서 묻고 답하는 전략, 나는 이것을 SAR 전략이라고 부른다. Stop, Ask, Respond 의 앞 글자만 따서 SAR.

이 전략이 통하지 않을 때도 많다.  나도 그랬다. 그렇다고 크게 실망하거나 자포자기는 하지 말자. 나쁜 습관에 빠지는 것보다 더 나쁜 게 자책하고 포기하는 것이다. 포기하지 않는 한 가능성은 살아 있다.

스트레스를 받아서 해로운 음식을 먹은 날, 나는 자포자기하는 대신 운동을 한다. 운동을 하면서 내 몸에 남아 있는 칼로리를 태우고, 나에 대한 실망감과 분노를 없애버린다. 나쁜 습관이 살아나려고 할 때, 혹은 나쁜 습관에 다시 빠질 때 '나만의 도피처'를 마련해 두자. 운동도 좋고, 잡생각을 날려 버릴 수 있는 단순 노동도 좋다. 몰입할 수 있는 나만의 취미 활동이 있으면 더 좋다. 슬퍼하고 포기하고 화를 내는 것도 자주 하다보면 습관이 된다. 슬픔, 절망, 분노를 해소할 수 있는 건전한 취미를 지금부터 하나씩 만들어가면 나쁜 습관은 줄고, 좋은 습관이 내 삶을 채우게 될 것이다.


바쁠수록 멈춰서 지금 내가 하려는 행동이 나에게 유익한지, 해로운지 묻자. 그렇지 않으면 나쁜 습관이 나를 지배하게 된다. 지배할 것인가? 지배를 당할 것인가? 내 삶의 주도권 변화는 멈춤과 질문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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