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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끌마루 Oct 03. 2021

Me 자전거 학교, 첫 번째 시간

뇌를 알아야 뇌와 싸워 이길 수 있다

뇌, 너 누구냐?


 연습을 통해 이제는 자전거를 타는 게 무섭지 않다. 재미가 붙어서 매일 타고 싶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자전거를 타려면 한강 자전거 도로까지 나가야 하는데 그 사이에 장애물이 많아서 문제다. 인도를 점령한 사람들, 시도 때도 없이 골목에서 튀어나오는 자동차와 오토바이들, 걷는 사람들에게는 친절하지만 자전거에게는 불친절한 보도블록.

 내가 넘어야 할 장애물들을 생각하면 "에휴, 어쩌나"라고 한숨이 나왔다. 완전 초보 시절에는 자전거를 타고 장애물을 피해 갈 만한 실력이 안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자전거를 끌고 가자니 시간이 오래 걸려서, 그냥 쉽고 빠르게 근처 공원이나 걷자는 마음이 들었다.


 처음 하는 일 앞에서 나와 같은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왜냐하면 원래 뇌는 급격한 변화를 싫어하기 때문이다. 처음 마주하는 장애물 앞에서 한숨을 쉬고, "그냥 하던 대로 해, 왜 자꾸 달라지려고 해, 그러다가 죽어"라고 말도 안 되는 떼를 쓰는 것은 '내'가 아니라 '나의 뇌'다.

 

 슬프게도 나는 뇌를 이길 수 없다. 뇌는 엄청 똑똑한 놈이기 때문이다. 어디서 본 것 같은 문장으로 뇌를 설득하려고 하다가는 뇌의 뛰어난 논리에 설득당할지 모른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손자병법 모공편에 이런 말이 있다.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적군의 약점과 장점을 알고 나의 강함과 약함을 모두 알고 있다면 적과 백 번 싸워도 위태로운 상황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는 뜻

 '뇌를 알아야 뇌와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말이지. 뇌, 넌 누구니?



뇌를 내 편으로 만들려면 명확한 목표를 뇌에게 알려 주자


 나에게는 '뇌'를 이길 비기가 있다. 그건 바로 그동안 내 몸에 대해 공부한 '독서 기록 노트'다.

정확히 무엇을 하고 싶은지 또는 무엇이 되고 싶은지를 결정하면 RAS(망상 활성계)가 알아서 길을 찾는다. 일단 마음에 목표를 입력하자.
목표는 꼭 손으로!
<결국 해내는 사람들의 원칙>

우리는 의식했든 의식하지 않았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가 믿고 있는 대로 행동한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

"명확한 목표와 정체성"

 이 두 가지를 매일 나의 뇌에게 알려 주자.

 그래서 매일 아침 나는 나의 뇌에게 들려주고 있다. '내가 자전거를 타야만 하는 단 한 가지 이유'와 '나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래서일까? 자전거를 안 탈 이유가 없는데도 안 타고 있으면 마음이 불편하다. 해야 할 일을 미적거리며 안 하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도 귀찮아서 엉덩이를 뭉개고 있으면 이제는 뇌가 나를 설득한다.


 "탈 수 있을 때 어서 타. 날씨가 덥거나 추우면 타고 싶어도 못타."

 "자전거가 얼마나 좋은 운동인지 알지? 입 아프니까 말 안 할게"

 "너 자전거 타는 사람이라면서? 라이더라면 적어도 일주일에 서 너 번은 자전거를 타야 하는 거 아니야?"

 "선배 라이더들처럼 타려면 연습을 많이 해야 해. 실행이 답이라고! 이렇게 뭉개고 있을 때가 아니야! 어서 일어나! 자전거를 끌고 일단 밖으로 나가!"


 뇌라는 녀석, 포기하는 법이 없다. '즉시', '반드시', '될 때까지' 나를 물고 늘어진다. 나의 뇌가 언제 이렇게 달라졌지? 뇌의 변화가 신기하면서도 반갑다.  

 


뇌를 길들이려면 저강도로, 자주 해야 한다


 전문가들의 말을 계속 들어보자.

자주 하면, 시작이 수월해진다.
항상 시작이 문제다. 일을 시작하는 것은 언제나 힘들다.
그러나 매일매일 하다 보면 그 감각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자주 하면, 아이디어가 신선해진다.
자주 하면, 부담이 줄어든다.
자주 하면, 창의력이 살아난다.
자주 하면, 자주 하는 습관이 붙는다.
자주 하면, 생산성이 높아진다.

자주 하는 것이 현실적인 해결책이다.
시간이 없다고 끝없이 좌절하기보다는 매일 스스로 시간을 내라.
매일 조금씩 일을 진행하면서, 수개월, 수년을 견디면 어느새 많은 일이 이뤄져 있을 것이다.

"반복적으로 무엇을 하느냐가 우리를 결정한다. 그렇다면 탁월함은 '행위'가 아닌 '습관'이다."
_아리스토텔레스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계속하게 만드는 루틴의 힘>


어떤 행동을 반복할수록, 뇌는 그 행동을 하는 데 더 효율적인 구조로 변화한다. '장기적 강화' 뇌에서 뉴런들의 연결이 강화된다.

"자주 반복함으로써 길을 만들면 어려움은 사라진다. 그 행동들은 다른 곳에 마음이 쏠려 있어도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된다."
_조지 루이스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은 횟수다.
좋은 습관을 하기 쉽게 만든다면 우리는 그 일을 계속할 것이다
새로운 습관을 시작할 때 그 일을 2분 이하로 하라.
수업 시간에 공부해야지->노트를 펼쳐야지
아침 조깅을 5킬로미터 뛰어야지->운동화 끈을 묶어야지

<아주 작은 습관의 힘>

 긴 강의를 두 문장으로 요약하면, 강도가 아니라 횟수다! 자주 하려면 쉬워야 한다!

 어떻게 해야 자전거 타기가 걷기 만큼 쉬운 일이 될까?

 '자전거 타고 옥수까지 가자!'라고 하면 한숨부터 쉰다는 것은 내 몸이 힘들어한다는 뜻이다. 이럴 때는 목표를 잘게 쪼개서 작은 일부터 시작하면 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자전거를 타야지'가 아니고 '자전거를 끌고 밖으로 나가자'

 '자전거를 끌고 가든 타고 가든 일단 옥수까지 가보자. 가서 커피만 마시고 집으로 다시 돌아와도 되니까 일단 가자.'


 이렇게 바꾸니까 마음이 가볍다. 한숨 대신 '이 정도는 할 수 있지.' 하며 자전거를 들고 밖으로 나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강도는 낮추고 횟수는 올리자!"

이 문장을 3번 외치고 Me 자전거 학교 첫 번째 수업, 이론 편을 마치겠습니다!


"강도는 낮추고 횟수는 올리자!"

"강도는 낮추고 횟수는 올리자!"

"강도는 낮추고 횟수는 올리자!"


 배우기만 하고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다음 수업은 '실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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