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바래지 않는 낙엽처럼(1)

by 하명환

"당신은..."


나는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소녀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릴 때부터, 아니, 빛을 본 순간부터 찾아왔으니 벌써 15년쯤 되었을 것이다.


아닌가?


14년이던가? 13년이던가?


어쩌면 16년일수도, 17년일수도 있었다.


"하긴 그게 무슨 상관이겠어."


어릴 때에는 저 소녀가 하는 말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곧 내가 죽는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소녀가 말하는 날짜는 조금씩 짧아지고 있었으니까.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삶에 집착하지 않게 되었다.


어린 나이인데도 너무나 초연한 모습에 사람들은 신기한 눈으로 바라볼 때도 많았지만,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집착하기에는 너무 어릴 때부터 그것이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니까.


"그래. 나는 처음부터 천천히 죽어가고 있었어."


소녀가 사라지고,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남들보다 빠른 시간에 일어난 탓에 어두운 병실에 기계가 작동하는 소리만 정기적으로 들러온다.


아무도 걷지 않는 복도에서는 병원 특유의 냄새가 코를 간지럽힌다.


너무나도 익숙한, 지겨울 정도로 익숙해진 병원의 새벽 모습이었다.


그러다 문득 창 밖을 보니, 아직 이른 시간인데도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여름이구나."


여름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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