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장구치며 물놀이를 했다.
나는 지금 막내동생네에 와 있다. 동생은 해외여행을 가면서 내게 고양이를 돌봐줄것을 부탁했다. 내게 있어 이것이 나의 여행이다. 집고양이 세마리와 길고양이 예닐곱마리쯤 되고, 마당 연못에 잉어들이 여러 마리 있어 그들도 돌봐야 한다. 아 참 토끼도 한마리 있다. 그러고 보니 동생은 동물을 아주 사랑하는 사람이다.
첫날 집안 일을 해 놓고 나니 온몸이 땀범벅이 되었다. 집앞에 강이 있어 물놀이도 하고 다슬기도 잡을겸 그곳으로 갔다. 사람들이 휴가를 즐기느라 여기저기 놀고 있었다. 나도 슬쩍 한발 넣고 물속으로 들어갔다. 시원한 느낌이 몸속 깊이 파고 들었다. 물속을 들여다보니 다슬기가 보였다. 작은 돌을 들어내니 서너마리씩 들어있기도 했다. 어린시절 실력을 더듬어서 코를 박고 잡고 또 잡았다.
다음날은 다슬기 잡는 도구를 가지고 강가로 나갔다.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그물도 가지고 나갔다. 본격적인 물놀이와 다슬기 잡이를 해볼 참이었다. 나의 종아리를 스쳐 지나가는 물고기도 있고, 착하게도 나의 그물속으로 들어오는 녀석도 있었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때쯤 집으로 돌아왔다. 마음껏 놀고 양껏 즐겼다.
피곤했지만 마음이 가볍고 행복했다. 다슬기는 깨끗하게 씻어서 물에 담궈 해감을 하고, 끓는 물에 넣어서 삶았다. 파랗게 우러난 물과 쌉싸름한 향이 예전에 엄마가 끓여주던 다슬기 국이 생각났다. 다슬기를 하나하나 까서 부추를 넣고 들깨가루를 넣어 걸쭉한 느낌이 나도록 끓였다. 오늘은 비록 혼자이지만 어릴적 부모님과 우리 오남매는 자주 해 먹었던 음식 중 하나이다. 오랜만에 엄마의 맛을 느낀 하루였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잡아 올린 다슬기들
하나하나 껍질속에서 꺼내는 재미도 참으로 좋음
물고기 잡는 그물자루
쏘가리과의 민물고기 꺽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