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금이 가고 세월의 때가 묻은 꼬질꼬질한....
카페를 운영한 지 100일이 지났다.
설레임도 여전하고 하루하루 기대감도 여전하다.
손님이 많아도 좋고 손님이 뜸해도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찻잔 하나하나를 다시 들여다보는 재미는 아주 쏠쏠하다.
카페 2층에는 이래저래 모아둔 찻잔들이 수두룩 하다.
단정하게 진열을 할 공간이 없어 그냥 엎어놓고 겹쳐놓았다.
깔끔한 찻잔은 손님들에게 내놓기는 좋지만, 세월을 더듬어 볼 수는 없다.
반대로 실금이 가고 어느 한 부분이 떨어져 나간 찻잔들은 자꾸 마음이 간다.
사연이 많을것 같은 찻잔은 그러한 것을 특별하게 여기는 손님에게만 살짝 내놓는다.
나는 카페를 하면서 나만 만질수 있는 찻잔을 정해 놓는다.
그 중에 하나를 보자면, 영국에서 만든 찻잔인데 적어도 100년을 훌쩍 넘긴 그야말로 엔틱찻잔이다.
소서에는 잔 실금이 거미줄처럼 나 있고 티잔 손잡이는 떨어졌다가 누군가의 손에 의해 붙여진채로 내게 왔다.
찻잔의 그림은 오래전 어떤이가 직접 그렸고 농촌의 한가로운 그림이다.
백마크도 없는 아주 오래된 이 찻잔은 어쩌다가 이 먼곳까지 와서 나의 손에 있는지 신기하다.
나는 찻잔을 판매도 한다.
너무 많으니 함께 나눠서 의미하자는 생각이다.
어떤 제품은 판매하기 싫을때가 있다.
그냥 내가 품고 있으면서 좀 더 오래토록 보고 싶은 생각에 손끝을 덜덜 떨면서 손님에게 내어줄때도 있다.
고객님도 나와 같은 마음이기를 간절히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