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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른다 Dec 02. 2021

지금 트리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

12월의 시작= 크리스마스트리 만들기


 정신없는 2021년. 언제 달력이 넘어갔는지 모르게 한 해를 보냈지만 그래도 12월의 시작은 굳이 짚고 넘어가야겠다. 나는 만년형 다이어리를 절반도 못쓰는 사람이지만, 동시에 12월 31일의 일기는 반드시 써야 하는 사람이다. 나에게 있어 2021년은 많은 것을 마무리하는 해였다. 이참에 코로나도 마무리되었다면 참 좋았겠지만, 내 계획과 생각대로 되는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너무 아쉽지는 않게, 또 너무 그립지도 않게 적당히 좋은 하루가 쌓여 참 감사한 12월을 맞이했다.

 어렸을 때를 돌아보면 그럴듯한 선물을 받지 못한대도 크리스마스를 기다렸다. 크리스마스를 떠올리면 작은 교회에 모여 북적이는 사람들 틈에서 연극도 하고 핸드벨 공연도 하며 웃고 환호하는 따듯한 장면이 떠오른다.  ‘성탄의 밤’이라는 이름의 이 떠들썩한 행사가 마무리되어갈 즈음, 그제야 올해가 저물고 있음을 온전히 느낀다. 한껏 쌓아 둔 연간 계획들이 얼마나 완성되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안간힘을 쓰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한 이 시간을 누릴 뿐이다.

 만화에는 그리지 않았지만 트리를 만들던 우리는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하루에 수천 명씩 나오는 확진자 소식에 지겹고 답답한 마음도 든다. 예전 같은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는 없겠지만, 트리를 만들며 12월을 맞이할 때 다시금 설레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불을 끄고 트리의 조명을 탁 키는 순간, 나를 억누르던 조급하면서도 아쉬운 마음이 가리어졌다. 남은 한 해를 잘 보내봐야겠다는 은은한 다짐만 반짝일 뿐이었다.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 마음으로 저무는  해를 바라보고 있을 당신에게, 지금 트리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는 이것이다.


instagram: 른다 @ren_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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