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소 타다 날라간 썰

놀이터가 생각보다 위험한 이유

by 른다



바닥이 고무로 된 신식 놀이터가 생기던 시절, 안 그래도 핫플레이스던 놀이터가 아이들로 붐볐다. 형형색색의 플라스틱 놀이터는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아이들과 함께 나온 엄마들도 한결 안전해 보이는 외관에 흡족한 얼굴이었다.


하지만 새것이라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플라스틱 놀이터는 무지하게 시시했다. 쇠로 만든 미끄럼틀은 엉덩이가 뜨겁긴 했어도 훨씬 빨랐는데. 플라스틱 미끄럼틀은 정전기 때문에 제대로 탈 수도 없었다. 새로 바뀐 시소도 문제였다. 이게 너무 중심을 잘 잡아줘서 우리 같은 유치원생들의 무게 만으론 좀처럼 기울지를 않았다. 시소는 자고로 쿵덕- 하고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맛에 타는 건데 이렇게 안정적이라니. 바뀌기 전이나 후나 인기 절정인 그네는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하고,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3대 1로 시소를 타는 것이었다.


딴에는 친구들, 동생들 먼저 태워주겠다고 차례를 양보했다. 또 애들도 마지막까지 기다린 나에게 자기들이 맛본 재미를 선사하고 싶었겠지. 문제는 그 시절 나는 정말 뼈 밖에 없는 아이였고, 팔에 힘 한 자락 없는 종이 인간이었다는 것이다. 세 친구의 힘찬 기합소리와 함께 공중에 붕 떴을 때, 나는 내 몸이 손잡이 너머로 기울고 있음을 알아챘다. 그리곤 당연히 손을 놓쳤고, 시소 몸체 한가운데로 곤두박질쳤다.


이때가 살면서 가장 크게 다쳤던 날이다. 기절을 해 본 것도 처음이었고 영화에서처럼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것도 처음 경험했다. 자세한 이야기는 지금 다 하면 재미없으니까. 다음 편에. ㅎㅎ



instagram: reun_da (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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