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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른다 Apr 19. 2022

칠칠맞은 요즘 근황


 코로나 후유증으로 건망증이 생겼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다. 아직까지 살아남은(?) 나는 코로나 핑계를 댈 수도 없다. 그저 칠칠맞은 요즘 상태를 인정하는 수밖에.

 회사에서 바쁜 시즌도 끝나고  규칙적인 생활에 어느 정도 스며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이렇게 정신이 없을까? 원래 누가  두고 가면 그걸 챙겨주는 포지션이었는데 말이다.


 우리 부모님을 보면 이건 내력인가 싶기도 하다. 매일  키와 지갑을 찾아 헤매는 아빠, “ 맞다!” 입에 붙은 엄마. (사랑해요) 허둥지둥 패밀리지만 우린 지금까지   없이  살고 있다. 


 주제와 약간 벗어나는 얘기이지만 ‘허둥지둥 패밀리’의 과거 업적을 좀 말하자면, 먼저 캐릭터 분석이 필요하다. 강도가 낮은 인물부터 살펴보자.


1. 동생

 아낀다 싶은 물건을 잃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어릴 때가 더 심했고 크면서 성격이 습관을 이긴 케이스. 워낙 꼼꼼하고 실수를 용납 않는 사람이라 가족들 중에선 가장 야무진 캐릭터다.


2. 나

 중요한 물건을 두고 가는 경향이 있다. 다행인 것은 대부분 되찾는 편. 그러나 뭐든 필요할 때 없으면 무용지물이니 실속이 없다. 옮기는 장소마다 우산을 두고 나와서 비 오는 날 허둥지수 x3


3. 엄마

 빈도로 보자면 최강자. 어릴 때부터 엄마의 엉뚱 발랄 캐릭터는 한결같았다. 실수가 잦아도 크지 않으며  해도 애교로 넘길  있는 스킬을 갖추고 있다.


4. 아빠

 꼼꼼하고 세심하고 완벽주의적인 성향의 아빠지만 가끔가다 아주  실수를 저질러 모두를 놀라게 한다. 일례로, 10년 만에 자동차를 바꾸는데 색상을 잘못 주문해서 카센터에서 한참 동안 우리 차가 뭔지 찾았던 적이 있다. (차를 바꾸면서 색을 잘못 주문한 사람은 우리 아빠밖에 못 봤다.) 


 만화에서처럼 남자 친구도 상황은 비슷하다. 누구 하나 똑 부러지는 사람이 있어야 일이 잘 흘러갈 것 같지만 생각보다 칠칠맞은 사람들의 시너지가 있다. 웬만하면 실망하지 않고, 크게 요동치지 않는다. 너의 실수도 나의 실수도 우리들의 마음을 헤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들은 여전히 번거롭지만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다.


instagram: reun_da (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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