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그렇게 나는 신입사원이 되었다.

첫 직장, 광고대행사

by 예니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OO컴퍼니 경영팀입니다. 면접 전형에 최종 합격하셔서 연락드렸습니다."

잠결에 받은 전화는 며칠 전 면접 봤던 광고 회사의 최종 합격 통보 전화였다. 취업 준비를 하면서 처음으로 본 면접이었기에 큰 기대를 안 했던 터라 어안이 벙벙했다.

“아 네네, 네넵..! 넵! 감사합니다..!

걸걸하게 잠긴 목소리를 감추기 위해 최대한 하이톤으로 통화를 마치고 [입사 안내]라고 적힌 문자를 확인하고 나서야 상황 파악이 됐다.

그리고는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는 엄마에게 달려가 소리쳤다.

"엄마..! 나 합격했대....! 다다음 주부터 출근하라는데..?"

그 순간 티비를 보고 있던 아빠, 옆방에서 자고 있던 언니 모두 화들짝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그 눈빛들이 나에게 말해주는 것 같았다.

진짜 된 거라고.

내 인생의 새로운 이야기문을 여는 순간이었다.




내가 사는 곳은 청주, 회사는 서울이었다. 당장 다음 주부터 출근하기 위해 급하게 자취방을 구하고 부모님의 도움으로 무사히 이사를 마쳤다. 말로만 듣던, 그리고 꿈에 그리던 상경을 했다.

직원 수는 약 30명, 적당히 대형 광고주를 보유하고 있는 중소 광고대행사였다.

그리고 2024년 3월 11일 첫 출근 날이 되었다.

5평짜리 자취방에서 처음 맡는 아침 7시 서울의 냄새는 낯설지만 나쁘지 않았다. 사실 자취는 대학 시절 학교 앞에서 해 본 경험이 있어 크게 걱정되는 건 없었다. 서울도 이전에 많이 와 봐서 시골쥐처럼 겁을 먹진 않았지만, 문제는 인턴 경험 하나 없이 시작한 직장 생활이었다.

월요일 출근길 지하철은 피곤함으로 가득했다. 잔뜩 긴장한 탓에 피곤함도 느낄 줄 모르는 나는 지하철 출입문을 통해 비친 내 모습을 보며 ‘어엿한’ 직장인이 된 것 같아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아직 첫 출근도 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지하철에서 내려 내방역 7번 출구로 나가는 도중 갑자기 찾아온 긴장감에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가서 인사는 뭐라고 해야 하지?’, ‘사람들 앞에서 인사시키려나?’, ‘회사 분위기는 어떠려나..?’ 온갖 물음들이 내 머릿속을 지배했고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심호흡을 하며 회사가 있는 방향으로 계속 나아갔고 적당한 억지 미소를 띄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자리를 안내받았다. 가지런히 놓여있는 모니터 한 대와 노트북 한 대. 비록 기대했던 파티션은 없지만 이런 사무실에 내 의자와 내 책상이 있다는 것. 앞으로 내가 일할 자리라는 것. 그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찼다.

왠지 모르게 비밀스러워 보이는 회의실로 들어가 인사팀 부장님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다. '정규직'이라는 한 글자가 묘한 감정을 들게 했다. 정확히 어떤 감정이었는지는 여전히 모르겠다.

똑 부러지는 신입사원인 척 애써 한 글자, 한 글자 읽어보며 맨 마지막 장 오른쪽 하단에 천천히 내 이름 석 자를 적었다.

그 나풀거리는 종이 두 장(근로계약서)은 8개월간 나에게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주었다.





2024년 2월, 대학생이었던 나는 졸업 후 3주 만에 직장인이 되었다. 한 회사의 일원이 되었고 광고기획자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사회인으로서 성장하고 싶은 욕심과 열정이라는 것이 생겼다.

그렇게 나는 신입사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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