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력자원 감소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출생인구 감소와 복무기간 단축이 주 원인입니다. 육‧해‧공군이 유사한 상황입니다.
노무현정부 때인 지난 2006년 소위 ‘국방개혁’이 시작된 해에 육군 병력은 총 54만1천 명이었습니다. 이 중에서 장교와 준사관이 5만2천 명, 부사관 6만2천 명, 사병이 42만7천 명이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2022년 기준 사병은 23만1천 명으로 무려 20만 명 가까이 줄어들었습니다. 대신 부사관 2만1천여 명, 장교와 준사관 1만6천 명이 각각 늘었습니다. 전반적으로 군이 직업군인화, 고령화되고 있다는 의미와 같습니다. 공군의 경우도 장교가 1만여 명, 부사관이 2만1천여 명으로 사병 3만5천여 명을 감안하면 절반에 이릅니다. 여기에 군무원 5천여명은 별도입니다. 해군 역시 4만1천여 명 중 장교가 9,600명, 부사관이 2만6,200명으로서 64%에 해당합니다. 사병 3만4천여 명(36%)보다 그 수가 더 많은 상황입니다.
한마디로 고육지책(苦肉之策)으로 보입니다. 지난 1963년 이후 2018년까지 현역병 복무기간은 14차례나 바뀌었습니다. 대충 살펴보면, 1963년 현역병 복무기간은 일괄 36개월이었습니다. 1977년에는 현역병 33개월, 공군과 해군은 39개월로 바뀌었습니다. 1990년에는 육군 30개월, 해군 32개월, 공군 35개월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계속 줄어들어 2018년에 육군 18개월, 해군 20개월, 공군 22개월로 줄어든 상태입니다. 국방개혁이 시작된 2006년 이전인 2004년에 육군 24개월, 해군 26개월, 공군 27개월이었습니다. 병력 중심의 군을 과학기술군으로 정예화하고 징집병 병역부담을 완화한다는 것이 2018년의 소위 ‘국방개혁 2.0’입니다.
하지만 병력자원의 급격한 축소는 사실상 군의 자발적 의지라기보다는, 정치권에서 강요된 측면이 더 큽니다. 군 내부적으로도 병력자원 감소에 따른 우려가 많았습니다. 아무리 과학화하고, 정예화한들 병력자원은 기본적으로 적정수준이 유지되어야 합니다. 북한은 현역병만 130만 명이라고 합니다. 북한은 1993년4월 남성 10년, 지원여성 7년으로 군복무기간 10년 복무를 공식화하는 ‘복무연한제’를 실시했습니다. 2002년 전민(全民)군사복무제를 도입하고 2003년3월26일 최고인민회의 제10기 6차 회의에서 ‘군사복무법’을 제정해 남성은 10년, 여성은 지원시 6년의 군복무를 의무화하고 군 미필자는 3년간의 군복무를 반드시 실시하도록 했습니다. 2014년부터는 남성은 11년, 지원 여성은 7년으로 복무기간이 다시 1년 확대했다가 2016년12월24일 인민무력성에서 다시 ‘제대방침’을 발표하여 복무기간을 10년 연한으로 1년 축소시켰습니다.
적어도 ‘숙련도’ 측면에서는 북한군이 우리 군과 비교도 어려울 정도로 높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36개월 군 생활을 하던 시절과 비교하면, 지금 현역병은 절반만 근무합니다. 요즘 일반 회사의 경우 인턴 기간이 그 정도 됩니다. 결국 뭘 좀 배울만 하면 전역할 때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엉성한 군이 실전에서 10년 가까이 복무한 북한군과 1대1로 맞붙는다면 얼마나 승산이 있을까요. 늘어나는 장교, 군무원, 하사관이 그 공백을 제대로 메울 수 있을지 솔직히 의문입니다. 아무리 AI니, 우주군이니, 첨단장비니 해봤자 병력자원의 능력이 부실하면 ‘개발에 금발찌’일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결국은 ‘숙련도가 높은’ 사병의 확충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숙련도는 결국 복무 시간에 비례합니다. 복무기간, 소위 ‘짬밥’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현재 육군 18개월, 해군 20개월, 공군 22개월인 복무기간을 다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자발적 복무연장제’ 도입을 검토하자는 것입니다. 복무기간을 육‧해‧공군 공히 36개월로 하되, 18개월, 20개월, 22개월에서 추가로 각각 18개월(육군), 16개월(해군), 14개월(공군)을 더 복무할 수 있도록 선택하게 하는 것입니다. 현행 하사관 제도와 다른 점은, 병장 직급을 계속 유지하면서 추가 복무를 하도록 하고, 그 명칭은 가칭 ‘선임병장’으로 하면 무난하지 않을까요.
자발적으로 복무기간을 연장하는 만큼 제대 후 취업 알선, 휴가 및 외출 외박 확대, 공무원 시험 가산점 부여 등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이 함께 검토되어야 할 것입니다. 기본권인 거주 이동의 자유가 제한되는 군의 특성상 요즘 젊은이들이 얼마나 자발적으로 복무기간 연장을 선택할지 의문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청년 구직난, 저임금 구조, 거주공간 확보의 어려움 등 사회에 나가서 직면할 막막한 현실과 비교하면, 기본적으로 의식주가 해결되고 적지 않은 급여도 받으며, 다양한 혜택도 주어진다면 선택자의 규모가 예상보다 커질 수도 있다고 봅니다. 결과적으로 특정 기간 복무하면 무조건 전역하는 현재의 구조보다는, 본인의 자발적 선택으로 군 복무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제도는 별도로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지한 논의의 장이 열리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