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最低賃金)에 대한 짧은 생각

by 권태윤

며칠 전 음식점을 하는 지인을 만났습니다. 그는 대뜸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정부의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한 달 인건비 부담이 추가로 500만 원가량 늘었다”고 했습니다.


“일 년에 6천만 원이다. 결국 직원 3명가량을 해고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면 일손이 모자라서 가게 운영이 어려워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인원을 유지해야 해서 결국 음식점 매각을 알아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한쪽에서는 지출이 많다고 아우성이고, 다른 한쪽에선 임금이 적다고 아우성입니다. 참으로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최저임금 인상에 영향을 받는 근로자는 전체근로자 중 1/4가량에 이른다고 합니다. 달리 말하면, 최저임금을 올리면 그만큼 소득이 늘어날 근로자가 그만큼 생긴다는 단순계산이 나옵니다. 물론 줄어들 일자리의 수, 법정 최저임금도 준수하지 못하는 사업장의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결과입니다. 어쨌거나 사업주의 부담은 곧 근로자의 수익이 늘어난다는 의미입니다. 정책당국의 고민도 여기에 있을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하지만 전체근로자의 1/8 가량은 최저임금도 못 받는 근로자라고 합니다. 있는 법도 지키지 못할 정도의 열악한 사업장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입니다. 달리 표현하자면 영세사업장이건 중소기업이건 그간 저임금 노동자의 희생을 통해 그만큼의 수입도 올리며 꾸려왔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다른 조건들을 감안하지 않는 한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가파른 임대료 상승폭, 단기간의 계약기간, 높은 카드 수수료 따위와, 최저임금 인상 중 영세사업장을 울리는 근본 원인이 과연 어디에 있는지 제대로 따져 보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지금의 최저임금 인상을 ‘을과 을의 전쟁’으로 묘사합니다. 하지만 세상은 일방의 희생만 요구하지 않습니다. 더 주는 사람이 있으면 더 받는 사람이 있습니다. 편의점주에게도 알바를 하는 자녀가 있을 것이고, 알바생에게도 편의점주를 하는 아버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한 푼이라도 더 벌면 한 푼이라도 더 소비하게 되고, 그것이 결국 제품을 생산하는 사업자의 매출증대에도 도움이 됩니다. 너무 단기적 위기만 부르짖으며 공포를 과장하지 말고, 우리 경제를 과연 어떤 구조로 만들어 갈 것인지를 큰 틀에서 고민하고 함께 상생의 틀을 만드는 기회로 삼아야 옳다고 봅니다.


한 가지 더. 최소한 정치인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사업주의 고통에 공감하는 척하는 쑈를 하지 마세요. 그게 정말 진심이라면, 자신들의 세비부터 50% 삭감하세요. 시간당 1천원어치도 일하지 않으면서 시간당 수십만 원을 받는 자신들은 누구 등골을 빼먹는 존재들인가요. 자기 자식들은 알바 안 해도 상관없는지 모르겠지만, 한 푼이라도 더 벌어서 살려고 발버둥 치는 자식들에게 시간당 1만원 최저임금 사회도 겨우 만든 자신들의 무능을 먼저 탓해야 옳지 않을까요?


2025년도 최저임금 1만30원. 2026년도 최저임금 1만320원. 2022년 9,160원에서 5년만에 1,160원 올랐습니다. 시간당 1만320원이면 한달임금은 215만6,880원입니다.


공생, 상생의 사회를 만들지 못한 위정자들의 눈엔 그 돈이 그렇게 많다고 보이시나요?


고통받는 중소기업과 영세상공인을 살리는 대책은 최저임금의 더딘 인상을 통한 ‘저임금 노동자 착취’ 구조의 연장이 아니라, 갑과 을의 불공정한 시스템을 제도적으로 개선하는 일이 먼저여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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