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란 말이 있습니다.
망각은 기억을 '영원한 침묵' 속에 가두는 일입니다.
이문열은 '레테의 연가'에서 레테 강을 건넘으로써 망각하는 '기쁨'을 그립니다.
과거의 기억을 털고 새로운 타인에게 온전히 자심의 감정을 담을 수 있다면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망각이 꼭 좋은 일만은 아닙니다.
부분이든 전부이든 기억을 잃어버린 다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존재 의미도 함께 잃어버리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우리에게 닥치는 수많은 고통과 비극의 순간은
도리어 또렷이 기억함으로써 반복을 막을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쟁의 공포,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악몽, 숱한 환경재앙들...
우리는 너무 쉽게 잊어버리고 삽니다.
그 많은 감시자들의 경고도 금새 잊어버립니다.
진정한 공포는, 이 모든 것을 망각하는 순간 반드시 우리 앞에 또다시 다가온다는 사실입니다.
망각하되, 망각하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