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2018년7월 인도 국빈방문 중 삼성전자의 신공장 준공식 자리에 참석해 취임 후 이재용 부회장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국내에서도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더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12월27일에는 대기업 총수들과의 오찬에서는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기업의 몫이고 정부는 최대한 지원할 뿐”이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임기내내 이런 발언들과는 전혀 상반된 정책을 펴온 정부의 모습을 기억하는 대기업 총수들은 물론이고 많은 국민이 어안이 벙벙했을 것입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5월24일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은 일자리로 시작해 일자리로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 2017년10월18일에는 <일자리정책 5년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10대 중점과제와 100대 세부추진과제가 포함된 이 정책에서는 공공일자리 83만 명을 확충한다는 계획이 포함됐습니다. 세금으로 월급을 주는 공무원 17만4천명, 사회서비스 일자리 34만 명, 간접고용의 직고용 전환 30만여 명 등이었습니다. 하나같이 세금을 내는 국민의 부담이요, 공공의 부담을 확대하는 것이었습니다.
일자리 ‘창출(創出)’의 사전적 의미는 “전에 없던 것을 처음으로 생각하여 지어내거나 만들어 낸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정부가 말하는 일자리 중에 ‘창출’의 의미에 부합하는 일자리는 어느 정도나 될까요. 문 전대통령은 입만 열면 수십만 개, 수백만 개 일자리 창출 운운했습니다. 2020년에도 인천 송도 스마트시티 통합센터에 가서 “2025년까지 '스마트시티' 사업에 10조원을 투자하고, 15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는 “30만 개의 공공부문 일자리 공급을 연내에 완료하고, 내년(2021년) 103만 개 공공일자리 사업도 연초부터 공백없이 집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홍남기 부총리도 한술 더 떠서 2020년 7월14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한국판 뉴딜' 보고대회에서 “2022년까지 67조7천억원을 투입해 일자리 88만7천개를, 2025년까지 160조원(국비 114조1천억원, 지방비 25조2천억원, 민간투자 20조7천억원)을 투입해 일자리 190만1천개를 창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국민이 얼핏 들으면 대한민국에 무슨 ‘일자리 천국’이 만들어지는 줄 알았을 것입니다. 참으로 현란하고, 국민을 현혹시키는 발언들이었습니다.
정부가 입만 열면 말하는 ‘일자리 1개’의 기준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한마디로 명확한 의미가 없습니다. 10만원 받고 한 달 일해도 일자리 한 개로 계산될 수 있습니다. 조사기간 1주일동안 1시간만 일해도 취업자 수에 포함됩니다. 실제로 2021년 정부와 지자체 재정 3조1,164억 원으로 만든다는 공공부문 직접일자리 103만 개를 나눠보니 1인당 1년간 302만 원, 열 달 일한다고 해도 한 달에 30만 원짜리였습니다.
누구나 일하고 싶어 하고, 일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양질의 일자리’를 원합니다. 지불능력이 양호한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노동조합에 조직된 정규직 근로자들은 고용보호와 높은 임금을 받고 있는 ‘양질의 일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전체 일자리의 10% 정도에 불과합니다. 경영실적이 양호해서 고용안정성과 임금수준이 높은 중소기업의 정규직 근로자를 포함한다고 해도 양질의 일자리는 전체 일자리의 30%를 넘기 어렵습니다. 정부나 지자체가 세금으로 퍼붓고 있는 일자리는 옳은 일자리가 아니라 ‘저임금 단기 알바’라고 해야 마땅합니다.
당시 문 전 대통령도 뒤늦게 인정했지만,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는 정부나 지자체가 아닙니다.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인 기업에 대해 근로시간 강제단축,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세금인상, 온갖 규제와 처벌을 통해 옥죄면서 소득주도성장 운운하는 것은 소가 웃을 일입니다. 기업경영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를 풀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그야말로 ‘양질의 민간일자리’가 확대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새롭게 탄생한 정권은 기업들이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그에 걸맞은 정치적, 정책적 환경을 만드는 일에 집중하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