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옷 -
집 청소를 하면서 헌옷 네 상자와
모아둔 신문 여덟 상자도 함께 실었네
재활용 가게에다 건네주고 받은 1만700원
한 때는
칼바람 맞서며 누군가의 몸을 지키고
달뜬 만남의 기대를 숨긴 화려한 깃털이었고
새로운 출발의 벅찬 흥분과 함께 했을 기억들이
시간을 지나 빈 봉지처럼 초라하게 쪼그라들었네
일리노이대 해부학 교수 할리 먼센
사람의 몸을 화학성분으로 분석했다네
칼슘 2.25kg 인산염 500g 칼륭 256g
나트륨 168g 마그네슘 28g 그리고 소량의 철과 구리
체중의 65%는 산소 18%는 탄소 10%는 수소
나머지 3%는 질소
이 모든 것의 값은 단돈 89센트
우리 돈 1000원이라네
신의 대리인이라 칭송받던 인간들
한때 억만금 갖고 태어난 귀한 존재라 여겨졌으나
실은 고작 1000원이라네
살아있는 문 열고 찬란한 빛줄기 속에
한 줌 태양처럼 붉게 빛나던 그 때부터
석양이 펼친 구름의 파도
그 넘실대던 주름의 끝에 이르기 까지
너와 나는 고작 1000원을 남기기 위해
억만kg의 고통을 등에 지고 살아 왔네
보시게, 저 노을
그것이 우리가 1000원을 태워 뿌린 먼지인 것을
보시게 저 눈물
고작 저것이 우리가 평생 흘린 땀의 전부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