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
세살 많은 친구 누나의 눈동자 속에서
출렁이던 한방울
소년이 새겨둔 그날
그녀와 함께 도망가고 싶어
날마다 버스정류장 햇빛 부서지는 의자에
북소리 처럼 쿵쾅거리는 심장 안고 서성거렸지
소년은 영롱한 그 빛에 함께 도달하고 싶어
밤마다 열병이 났지
빛은 질주의 본능을 지녔어
돌아오는 길은 없어
태어나는 순간부터 빛은
자유의 전사였지
빛나던 그 눈빛은
이미 지울 수 없는 운명
직진의 운명을 타고난 소년은
누이의 속눈썹에 흐르는 강을 건너
쉼없이 앞으로 헤엄치기만 했어
마침내 소년은
아무 것도 볼 수 없는 곳에서
오직 하나의 존재만을 또렷이 기억할 수 있었지
고요히 앉아 하늘 바라보던
나비의 몸짓
그 찬란하던 눈부심
그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