落詩(낙서 또는 詩) - 43

by 권태윤

그날 -


세살 많은 친구 누나의 눈동자 속에서

출렁이던 한방울

소년이 새겨둔 그날

그녀와 함께 도망가고 싶어

날마다 버스정류장 햇빛 부서지는 의자에

북소리 처럼 쿵쾅거리는 심장 안고 서성거렸지


소년은 영롱한 그 빛에 함께 도달하고 싶어

밤마다 열병이 났지

빛은 질주의 본능을 지녔어

돌아오는 길은 없어

태어나는 순간부터 빛은

자유의 전사였지


빛나던 그 눈빛은

이미 지울 수 없는 운명

직진의 운명을 타고난 소년은

누이의 속눈썹에 흐르는 강을 건너

쉼없이 앞으로 헤엄치기만 했어


마침내 소년은

아무 것도 볼 수 없는 곳에서

오직 하나의 존재만을 또렷이 기억할 수 있었지

고요히 앉아 하늘 바라보던

나비의 몸짓

그 찬란하던 눈부심


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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