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은 훨씬 더 말세에 가깝다. 국가의 일은 날이 갈수록 그릇되어 가고, 선비의 행실은 날이 갈수록 허위에 젖어들며, 친구들끼리 등을 돌리고 저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배신행위는 길이 갈라져 분리됨보다 훨씬 심하다. 또 현명한 선비들이 곤액(困厄)을 당하는 상황은 막다른 길에 봉착한 처지보다 심하다. 그러므로 모두들 세상 밖으로 숨어버리려는 계획을 짜낸다. 만약 저 여러 군자가 이 시대를 직접 본다면 어떤 생각을 품을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통곡할 겨를도 없이, 모두들 팽함(彭咸)이나 굴원(屈原)이 그랬듯 바위를 가슴에 안고 물에 몸을 던지려 하지나 않을까?”
허균(許筠)의 산문 <痛哭軒記(통곡헌기)> 중에 있는 말입니다.
지금의 현실에 빗대어 봐도 그리 어색하지 않습니다. 생각할 바가 많은 글입니다.
은(殷)나라 때 사람, 팽함(彭咸)은 충신(忠臣)입니다. 현명하다는 칭송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임금에게 직간(直諫)했지만 듣지 않자 스스로 물에 빠져 죽었습니다.
지금 이 세상 사람들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옛시절이나 지금이나 인간은 거기서 거기입니다.
참으로 징그러운 세상입니다. 떨쳐 일어설 때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