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만능인 시대라지만, 돈을 벌기 힘든 시대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10월기준 청년실업률은 5.5%, 청년실업자는 21만 5천 명에 이릅니다. 15세에서 29세의 청년들이 직업을 갖지 못하거나, 가졌더라도 벌이가 신통찮은 상황에서 결혼과 출산은 현실적으로 언감생심(焉敢生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국민 3명 중 2명은 이상적인 자녀 수가 2명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사회조사> 결과입니다. 연령대와 성별에 상관없이, ‘2명 정도의 자녀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다수라는 것은 그나마 희망적입니다.
막내 동생이 십수년 전 결혼하고 아들을 낳았습니다. 제수씨는 동생에게 더이상 안 낳겠다고 선언했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동생이 설득해 결국 하나를 더 낳게 했고, 제수씨도 그 선택에 대해 지금도 고맙다고 합니다. 같은 통계청 조사에서 드러난 새로운 결과는, 20대 아내의 소위 독박육아와 가사부담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고, 60대도 집안일을 함께 하면서 결혼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좋아졌다는 사실입니다. 결국 결혼에 대한 제대로 된 인센티브가 뒤따르면 출산도 늘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조사결과입니다.
바로 밑 다른 동생은 50대 중반인데도 여전히 미혼입니다. ‘무자식 상팔자‘라는 소릴 하며 잘 지내다가 최근 대장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되면 지금부터 진짜 삶의 고단함과 고통이 시작됩니다. 개복수술을 한 몸으로 퇴원해 집에 가도 돌봐주는 사람 하나 없습니다. 게다가 나이 들어갈수록 외로움은 더욱 깊어집니다. 물론 같이 사는 부부여도 당연히 외로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집에서 얼굴 맞대고 살아가는 부부와, 혼자 사는 이의 외로움은 견줄 수 없습니다. 그래서일까욜.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사회적 고립이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특히 관련 연구에 따르면 외로움은 불안과 우울증을 키우고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30%까지 증가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돈만 많으면 혼자 살아도 나이 들어서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살아보니 삶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혼자 살아가는 사람들이 나이 들어가며 느끼는 것은 불안, 우울, 공포입니다. 가진 돈의 많고 적음과 무관합니다. 자식도 없이 혼자 살면 어떻게 되는지를 한번 살펴봅시다. ‘나는 자연인’으로 살다가 그냥 죽겠다는 사람들은 예외입니다.
집안 욕실에 들어가다 넘어져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허리를 크게 다쳤습니다. 그런데 손에 휴대전화가 없습니다. 119에 신고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서 죽음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거나 전면 교체시 택배 물건을 옮기기도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층수가 꽤 높다면 한동안 고립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몸이 불편한 분들에겐 더 심각한 상황이 생깁니다. 아파서 119에 실려 병원에 가도 문제입니다. 요즘은 1인 외엔 면회도 잘 안 됩니다, 가족이 없을 경우 무조건 간병인을 써야 합니다. 하루 일당이 10만 원을 훌쩍 넘습니다. 한 달만 누워있으면 간병비만 400만 원 가량 나옵니다. 죽음에 이르기 직전까지 건강하게 살 자신이 없다면, ‘무자식 인간’에겐 그야말로 재앙적 미래가 기다립니다.
물론 자식이 하나라도 자식이 고통받습니다. 부모 한 분이 아프거나 두분 다 아플 경우 답이 안 나옵니다. 결혼한 상태라고 해도 직장생활이나 맞벌이를 하는 상황에선 부모 돌보는 일이 녹록지 않습니다. 하루 이틀을 지나 한 달이 넘어가면 자식도 지쳐갑니다. 의논하거나 서로 부담을 나눌 형제자매가 없는 ‘하나의 자식’이 맞이할 고통도 그만큼 커진다는 의미입니다. 부모가 돈이 많아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해도 된다지만, 부모 자신은 그저 병원의 ‘현금인출기’ 신세로 전락합니다.
살아보니 적어도 자식이 둘은 있어야 하비다. 자식이 둘이면 일단 부모의 상황에 대해 수시로 의논하고, 짐을 나눠서 질 수 있습니다. 거기다 어느 정도 자란 손주까지 있다면 금상첨화입니다. 인간이란 동물은 이렇게 세대를 물려가며 서로 돕고 의지하는 관계가 가장 안정적이고 무난하도록 설계된 종(種)입니다. 그래서 과거 자식을 5명 이상, 많게는 10명을 낳아도 그들의 노후는 외롭지 않았고, 그 많은 자식이 나눠서 진 부담과 지원으로 부모를 돌볼 수 있었던 셈입니다.
요즘도 ‘무자식 상팔자’를 외치는 청춘들이 많고, ‘살림살이 때문에 맞벌이를 하느라 하나라도 버겁다’며 둘은 포기한 부부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잘 생각해 보세요. 젊음은 결코 영원하지 않고, 노년은 금방 다가옵니다. ‘자식 없이 단둘이 재미나게 살다 가겠다’거나, ‘하나만 낳고 돈을 모으겠다’는 청춘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남이 많이 낳아놓은 자식에게 기대 살아갈 노후는 꿈도 꾸지 마세요. 내가 자식을 안 낳으면 남의 자식이 노년의 나를 부양해야만 합니다. 도로는 누가 깔고, 상수도는 누가 관리하며, 전기는 누가 생산하나요. 내가 자식을 낳지 않고 살겠다고 마음먹으면 정말 ‘소는 누가 키우나요?’
인간의 삶이란 결국 인간들에 의해 이어지고 굴러가는 것입니다. 자식 둘 이상은 낳으면 좋습니다. 그래야 나의 안전도, 노후도 보장되고, 나라의 미래도 보장될 수 있습니다. 자식은 ‘부담’이 아니라, ‘보험’이란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돈 이야기가 아닙니다. 늙어서 후회하지 말고 부디 ‘인간보험’을 많이 들어두길 거듭 권해 드립니다. 인간으로 태어나는 행운을 가졌다면, 썩은 고기를 찾아 헤매는 한 마리 하이에나로 살아가선 절대 안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