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밭’

by 권태윤

‘지뢰밭’ -


살아가다 보면 인생길에는 ‘지뢰밭’이 참 많습니다. 원해서 스스로 밟는 것이 아니라면, 아예 몰라서 밟고, 어설프게 알아서 밟습니다. 수사기관의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목숨을 끊는 이들의 소식을 듣다 보면, 인생사 참 부질없단 말 절감합니다. 온갖 사고로 생목숨 잃거나 반신불수가 되거나, 의식도 없이 목숨만 붙어 있는 숱한 사연들을 곁에서 겪다 보면, 살아가는 일이 지옥길을 걷는 것과 진배없다는 사실에 절망합니다.


지뢰를 밟지 않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지뢰밭 근처에도 가지 않는 것입니다. 권력과 명예, 돈, 술, 색을 탐하지 말아야 하고, 허세와 만용, 객기를 조심해야 합니다. 그런데 ‘인간’이란 존재가 그런 오욕칠정(五慾七情)에서 초연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재물욕(財物慾), 명예욕(名譽慾), 식욕(食慾), 수면욕(睡眠慾), 색욕(色慾)은 물론이고, 희(喜), 락(怒), 애(哀), 낙(樂), 애(愛), 오(惡), 욕(欲)으로 둘러쌓인 인간의 터전은 그 자체로 ‘늪’이요, ‘지뢰밭’인 셈입니다. 도를 닦는 종교인들도 그런 늪, 지뢰로 부터 자유롭지 못합니다.


평생 온갖 지뢰밭을 헤매다가 ‘나는 자유인이다’를 외치며 깊은 산속에서 홀로 살아가는 이도, 결국 자신이 머문 곳이 지뢰밭에 불과했음을 깨닫고 다시 절망합니다. 죽음만이 영원한 탈출구요, 안식의 길이니 삶은 얼마나 고단하고 가혹한가요. 지뢰를 제거하기 위해 숱한 사람들이 종교를 갖고, 마음을 수련하지만 제거되지 못한 지뢰와 불발탄은 불안과 우울의 얼굴로 인간과 공존하고 있습니다.


요행이 평생 잘 피해 다니며 온전히 목숨 부지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우리 정치, 또는 종교와 학교, 의료진들이 해결할 방법은 정녕 없을까요. 지뢰밭에서 신음하는 사람들을 구해주고 싶은 하루입니다. 오래도록 길을 떠나 그 답을 구하고 싶을 때가 참 많습니다. 우리 인간은 언제 진정한 자유인이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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