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상(宰相)의 책무

by 권태윤

대통령이 사람 알아보는 눈이 없다면 그것은 큰 문제입니다. 하지만 대통령에게 좋은 인재를 천거하지 못함은 물론이고 대통령의 억지스런 인사에 대해 제동을 걸지 못한다면, 총리의 직무유기는 더 큰 문제입니다.


국민이 쏜 비판의 화살이 대통령에게 향하도록 방치하고, 자신은 그 뒤에 숨어 희희낙락한다면 비난받아 마땅할 것입니다. 국무총리의 자세가 이러하다면 즉각 사퇴하는 것이 올바른 총리의 자세입니다.


재상(宰相)이란 글자에서 '相'이란 글자에는 '눈먼 사람을 돕는다.'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공자(公子)도 "위험한데도 받쳐주지 않고, 쓰러져졌는데도 일으켜주지 않는다면, 그런 도움이 무엇이 소용이 있는가?"라고 했습니다. 재상의 직무태만을 꾸짖는 말입니다.


당나라 문종때 재상 이각(李珏)은 "모두 군주의 결단에 맡긴다면, 그 밑에 있는 그런 재상이 무슨 쓸모가 있겠습니까?" 라고 대들었습니다. '보필(輔弼)'이란 글자도, 재상이 길을 이끄는 것을 ‘보(輔)’라 하고, 잘못을 바로잡는 것을 ‘필(弼)’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천하가 편안하면 재상에게 눈을 돌리고, 천하가 어지러우면 장수에게 눈을 돌린다."고도 했습니다.


동한시대 명제(明帝)는 "무릇 현자를 추천하여 나랏일을 돕게 하는 것은 재상의 책무다."라고 했으며, 북송 초기의 재상 범질(范質)도 "재상은 현자를 추천하는 일이 본직이다."라고 했습니다. 당태종도 재상 방현령(房玄齡), 두여회(杜如晦)에게 "널리 현인을 구하여 재능에 따라 임무를 맡겨야 한다. 이것이 재상의 직분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재상이 유능한 인재를 뽑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직무이며, 이 권력을 효과적으로 행사하지 못하면 당연히 자기 직무를 다하지 못한 것으로 취급받습니다.


지금 총리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좋은 인재를 추천하지도 않았고, 대통령의 그릇된 인사를 바로잡지도 못했습니다. 대통령의 독단과 독선을 교정하기는커녕 위기를 방치하고 있습니다.


부끄러움을 모르면 금수와 다를 바 없다는 말은, 특정인에게만 해당하는 말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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