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보니, 각자의 인생을 결정하는 것은, 노력보다 ‘유전자의 힘’이란 생각이 자꾸 듭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의 힘은, 그 무엇보다 강렬하고 탄탄합니다.
얼굴이 잘 생긴 사람, 키가 큰 사람,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 소설을 잘 쓰는 사람, 시를 잘 쓰는 사람,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 붓글씨를 잘 쓰는 사람, 산을 잘 타는 사람, 공부를 잘 하는 사람, 수리에 밝은 사람, 장수하는 사람, 언변이 좋은 사람, 목소리가 좋은 사람, 악기를 잘 다루는 사람, 연기를 잘하는 사람, 성격이 대범한 사람, 매사에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사람, 손재주가 좋은 사람, 나무에 잘 오르는 사람, 매사에 두려움이 없는 사람,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 이성을 잘 꼬시는 사람, 남을 잘 설득시키는 사람, 기억력이 좋은 사람, 음식을 잘 만드는 사람, 문제를 잘 해결하는 사람, 타인의 마음을 잘 읽는 사람, 작사 작곡을 잘하는 사람, 예쁜 글씨를 잘 쓰는 사람, 잔병치레를 하지 않는 사람, 평생 치아가 건강한 사람, 달리기 잘하는 사람, 공 잘 차는 사람, 수영 잘 하는 사람, 고소공포증이 없는 사람....
적다 보니 잘 난 사람들 참 많고, 노력으로 이뤄진 것들도 많겠지만, 기본적으로 ‘좋은’ 유전자가 그 바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고 보면, 배우자를 고를 때에도 상대가 가진 돈을 볼 것이 아니라, 영민한 두뇌, 건강한 몸, 그가 가진 재능, 심성 따위를 염두에 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노력에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유전자의 힘은 공으로 물려받은 것입니다. 출발점에서부터 인간들은 각자 다른 선상에 서 있는 셈입니다. 억울하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세상에 공평한 것은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차별’은 안되지만, ‘구별’은 어쩔 수 없습니다.
다만 인간은 기본이 가장 중요합니다. 뛰어난 유전자의 힘을 악한 곳에 사용한다면, 도리어 그 유전자의 힘이 악을 키우는 자양분이 됩니다. 못나고 부족한 점이 많아도, 마음이 곧으면 자신과 주변인에게 필요하고 아름다운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심성 역시 유전자입니다. 그렇다면 가징 멋진 유전자는 ‘재능’이 아니라, ‘바른 심성(心性)’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 善한 사람이 이 세상을 지키는 ‘큰 바위 얼굴’입니다. 선한 유전자를 가진 이를 존중하고 가까이 해야겠습니. 꽃과 함께 걸으면 나에게도 꽃향기가 나게 됩니다. 좋은 유전자를 가진 이로부터, 신통찮은 유전자를 가진 내가 치료받고 힘을 얻게 됩니다. 그런 사람들과 가까이 사는 것이 지혜로운 인생살이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