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시력이 좋은 동물의 특징은 두 가지입니다. 자신에 대한 ‘방어용’과 타자를 향한 ‘공격용’. 어떤 동물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시력이 발달했고, 어떤 동물은 먹잇감을 잡아채기 위해 시력이 발달했습니다. 사람은? 아마도 과거엔 좋았을 텐데, 불을 발견하고 무기를 사용할 줄 알면서 그만큼 오만해졌을 것이고, 그 결과가 지금 현대인의 시력 정도일 것입니다.
지구에서 가장 눈이 좋은 동물은 ‘타조’라고 합니다. 눈알(렌즈)의 크기에 걸맞게 무려 시력이 25.0 정도로 사람보다 10배 이상의 좋은 시력을 지니고 있답니다. 나는 1.0도 채 안되니 나보다 스물다섯배 이상 좋은 셈입니다. 4km 떨어진 물체의 움직임도 선명히 파악할 수 있다고 하니 참으로 대단한 눈입니다. 타조의 눈은 공격용이 아니라, 방어용입니다.
흔히 눈썰미가 좋고 예리한 사람을 ‘매의 눈을 가졌다’고 표현하듯이, 매의 시력은 9.0 정도 되는 모양입니다. 매의 눈은 물체의 상이 맺히는 황반(黃斑)에 사람보다 5배가량 더 많은 시세포가 존재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늘의 제왕 ‘독수리’, 그 중 검독수리의 시력은 대략 6.0 정도로 매우 뛰어나다고 합니다. 이들의 눈은 ‘공격용’입니다.
낮에 더 잘 보는 눈도 있고, 밤에 더 잘 보는 야행성 눈도 있습니다. 반면 양서류인 개구리는 온통 회색빛으로 뒤덮인 세상을 본다고 합니다. 계속 비치는 빛이나 움직이지 않는 물체는 인식하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늑대의 후손인 ‘개’는 일반적으로 ‘색맹’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사람의 눈이 척추체(로우세포), 녹추체(감마세포), 청추체(베타세포)의 세 종류 원추세포(圓錐細胞)를 지닌 것에 비해, 개의 눈은 두 종류의 원추세포를 가지고 있는 것이 개가 색맹으로 불리는 이유인 모양입니다.
여의도, 그중 국회에 사는 사람들의 눈은 참 다양하고 변화무쌍합니다.
우선, 공격용. 타인의 단점을 찾아 공격하는데 아주 귀신입니다. 방어용. 자신의 잘못에 대한 질타와 지적엔 ‘까막눈’이 됩니다. 일명 ‘모르쇠 눈’이라고도 합니다. 세상을 온통 회색빛으로 보는 ‘개구리 눈’을 가진 사람도 많고, 사리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개 눈’을 가진 사람도 많습니다. 이 모든 눈을 동시에 소유한 괴상한 능력자들이 또한 많습니다.
선거가 슬슬 다가오니 ‘모르쇠 눈’, ‘미친척 눈’, ‘시뻘건 눈’ 따위의 온갖 눈알들이 ‘너도 섬이냐?’로 이름 붙은 ‘여의도(汝矣島)’에서 ‘너도 사람이냐?’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분주히 굴러가고 있습니다. 세상은 참 무심한 시선으로 무심하게 돌아가는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