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kg의 비밀

by 권태윤

지난 주말에 아내가, 아마도 생전 처음 사 온 2kg의 방어를 네 식구가 맛있게 먹었습니다.

아내는 배가 부르다고 하고, 두 아들도 맛있게 잘 먹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나는 사실 좀 모자랐습니다. 처자식 잘 먹는 것 보니 내가 많이 먹을 순 없었습니다.

그냥 속으로 ‘좀 더 사지’라는 생각만 했습니다.


설거지까지 다 끝내고 뒷정리를 하다가 웃기고 어처구나 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아내가 깜박 잊고 1kg만 내놓은 사실을 뒤늦게 안 것입니다.

오래도록 갱년기에 시달리고 있는 아내의 ‘깜박’증세가 어김없이..

‘치매 아니냐?’고 서로 쳐다보며 웃었습니다. 아내는 정말 까맣게 몰랐던 모양입니다.


그 얘기를 했더니 두 아들은

“그래서 양이 좀 적었던 모양이네요”라고 그제서야 말합니다.

배불리 맛있게 먹었다고 다들 말했지만, 실제로는 양이 충분치 않았던 모양입니다.

적게 먹는 것이 몸에 밴 아내만 배가 불렀던 모양입니다.

우리는 모두 1kg의 방어를 먹었지만,

2kg보다 더 많이 먹은 듯한 잠깐의 행복에 젖었으니, 그것으로 충분한 것입니다.


아내는 “한 번의 즐거움이 두 번으로 늘었으니 그게 어디냐?”며 웃습니다.

무엇을 먹느냐 보다 누구와 먹느냐가 더 중요하고,

얼마나 먹느냐 보다 어떻게 먹느냐가 더 중요하단 사실을 새삼 깨닫습니다.


그녀의 갱년기가 빨리 지나가길...

다운로드 (5).jfif














작가의 이전글인생은, 그냥 걷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