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부정을 의심하는 이유

by 권태윤

선거부정을 의심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큰 드럼통에 한 주걱의 똥이 들어가는 것을 눈으로 본 입장에서, 드럼통 속 물 전부를 똥물로 간주하는 것과 같은 심리라고 봅니다.


그런데 선관위는 "똥이 극히 일부만 들어간 것이므로 먹어도 무방하다"고 하고, 부정선거를 의심하는 사람들은 "양이 적건 말건 똥이 들어간 것은 사실이므로 그 드럼통 물 전체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다면 선관위는 드럼통에 든 물을 다 덜어내고, 드럼통 자체를 깨끗하게 해서 보여준 후 깨끗한 물을 투입하는 과정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노력을 해야만 합니다.


그런데도 선관위는 그동안,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을 '똥물과 맑은 물을 구분하지 못하는 바보' 정도로 취급하면서, 데이터 공개를 제대로 안 하거나 미루는 것과 같은 자세로 일관해왔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운운하며 끝없이 음모론을 제기하던 사람들의 심리와 유사하거나 동일한데, 이들의 의심을 덜어주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수백억~수천억의 예산을 써가면서 설명하고 이해시키려던 과거 정부의 노력과 비교된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습니다.


의심과 불신을 깨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도 자꾸 설명하고 눈으로 그 과정을 제대로 인식하도록 노력해야만 하는 것이, 시스템을 운영하는 기관의 피할 수 없는 숙제요 운명이라고 봅니다.


그런데도 선관위는 도리어 똥물이라 의심하는 사람들을 엄벌하는 법안을 만들겠다고 했으니, 그야말로 똥과 된장을 분간하지 못한다는 손가락질을 받은 것입니다.


개인이건, 집단이건 신뢰가 붕쾨되면 회복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불신을 해소하려는 고민과, 투명성을 확보하려는 치열한 노력이 당연히 필요한 것입니다.


선거에서, 유권자의 불신을 예방하려면 '투개표의 속도'가 아니라, '느리지만 엄정한 관리'가 근본이 되어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6월 지방선거를 기다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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