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by 권태윤

강자(强者)가 약자(弱者)에게 굴종을 요구하거나 회유책을 쓸 때

금(金)과 칼(刀)을 내밀고 선택을 강요합니다.


금을 거절하고 칼을 받는 자는 의기(義氣)가 있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런 이는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이 스스럼없이 금을 택합니다. 하지만 역사의 평가는 늘 정의롭습니다.

금을 택한 자 이름을 더럽히고, 칼을 받은 자 이름을 드높입니다.

한번 나서 반드시 죽는 것이 모든 이의 운명인데,

궁지에 몰렸을 때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적장(敵將)의 칼을 받는 것은 어떠합니까.


하지만 와신상담(臥薪嘗膽)하며 굴욕을 참아내고

마침내 합려의 자결로 복수를 이룬 구천과 같은 삶도 있습니다.

안동김씨의 바짓가랑이 사이를 기며 자식을 왕으로 만든 흥선군도 있습니다.

한 번의 굴종으로 만세의 승리를 일궈낼 역량이 있는 자의 굴종은

받은 금을 약으로 제대로 쓴 자입니다.

그들은 받은 금을 녹여 칼을 만들어 되갚아준 사람들입니다. 역사에 많지는 않습니다.


지금, 굴종을 강요받는 그대는 무엇을 받겠습니까.


금(金)과 칼이 그대 앞에 놓여 있습니다.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서 선택(選擇)은 우두머리에게 주어진 가장 무거운 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답은 선명합니다. 선택의 주체는 언제나 자기 자신이란 사실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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