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房)

by 권태윤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나서부터 서른평 방 안에서 가족은 따로따로 삽니다. 목마르면 가끔 찾는 마을 공동우물처럼, 부엌이 그나마 얼굴 볼 수 있는 드문 공간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각자의 방에서, 남편과 우리편(아내)은 각방에서 낯선 손님처럼 삽니다.


50년 전 아버지 사업 망하고 다시 시골살이 시작했을 때, 집을 지을 동안 6촌인가 8촌인가 모를 먼 친척내 집에서 한동안 기거했습니다. 그 단칸 쪽방에서 부모님과 다섯 자식이 살았습니다. 그 뒤 새로 지은 집에서도 큰형 둘을 제외한 셋은 부모님과 한방에서 잤습니다. 밥은 늘 같이 먹었습니다.


집이 섬이 된지 꽤나 오랜 세월이 흘렀습니다. 아이들 크니 하루에 얼굴 한번 보는 게 전부입니다. 대화는 사라지고 각자 스마트폰과 게임기에만 빠져 있습니다. 남편이란 작자는 노트북을 장만해 국뽕 유튜브에 미쳐 있고, 아내란 존재는 드라마에 빠져 있습니다.


그 시절 작은 단칸방에서 부대끼고 토닥거리며 다시 그렇게 한번 살고 싶습니다. 쫄딱 망해서 길바닥에 나 앉으면 그리 살게 되려나요?^^ 참으로 씁쓸한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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