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상상(想像)?

by 권태윤

국회는 늘 그랬습니다.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말.

해서 매번 과반에 이르는 소위 ‘물갈이’가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항아리에 담긴 ‘새로운 물’은 이내 썩은 물로 변했습니다.


‘사람’의 문제라기보다는 우리의 정당제도와 국회의 ‘시스템’ 문제란 생각을 매번 했습니다.

‘공천(公薦)제도’는 그 어떤 새로운 물도 반드시 부패시키고 마는 가장 강력한 원인이었습니다. ‘公’자가 들어가 있지만 전혀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원칙은 갈대처럼 쉽게 무너지고 음험(陰險)한 자들의 모략과 술수가 어둠속에서 횡행했습니다.


권력자의 술수와 강압에 무방비 상태인 공천제도는 결코 ‘아름다운 승복’을 보장하지 못합니다. 이를 그대로 두고선 ‘역대 최악의 국회’는 매번 되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親李’, ‘親朴’이니, ‘親文’이니 ‘親尹’이니 하는 조폭적 괴물들은 하늘에서 그냥 떨어진 것들이 아닙니다.


‘당론(黨論)’은 국회의원들을 허수아비, 꼭두각시로 만든 정당의 후진적 유산입니다. ‘국회의원 개개인이 하나의 입법기관’이라는 말만 있었지, 개개인의 자율적 의정활동과 소신발언을 용납하지 않는 조폭적 정당문화가 만연(蔓延)합니다.


당론은 개인의 양심과 이성(理性), 새로운 생각을 짓누르는 ‘획일(劃一)과 야만(野蠻)의 바위덩어리’입니다. 당론으로 의원들을 짓누르지 말아야 합니. 파당과 패거리 정치는 小數에 의해 주도되는 당론에서 비롯됩니다.

가장 바람직한 개혁의 방향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국회의원 개개인이 100% 조국과 민족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여건을 보장하면 됩니다. 보스의 눈치를 안 봐도 되는 정당시스템, 파당을 짓지 않아도 의회주의자로서의 본분에 충실하면 정당하게 평가받을 수 있는 시스템, 정책을 연구하고 공부할 시간도 없이 행사나 따라다녀야 하는 ‘지역의 포로’에서 해방되는 선거제도, 일만 잘하면 비례대표라도 충분히 연임이 가능한 정치제도를 만들면 됩니다.


지금과 같은 정당정치는 언젠가 수명(壽命)이 다할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상상해봅니다. 의원 개개인이 의원들의 업무역량, 비전과 철학, 정치지도자로서의 인품(人品)과 품격(品格)을 상호 평가해,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 사람이 국회의장도 되고, 대통령 후보로 추대되는 그런 세상을 말입니다.


정당을 없애고 우리나라 모든 국회의원들이 무소속이라면 어떨까요? 그때부터 비로소 진짜 정치가 시작될 수 있지 않을까요?


굳이 정당을 나눠 소모적이고 비생산적인 政爭에 몰두할 공간을 만들어 줄 이유가 무엇인가요. 정권을 쟁취하는 것이 정당의 유일한 목적인 현재의 시스템은 지나치게 야만적(野蠻的)입니다.


이런 환경에서의 정치는 꽃밭이 아니라 오물통 냄새를 풍길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정치권이 스스로 못한다면 국민이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새로운 정치 환경을 만들기 위해 ‘촛불’이 식상(食傷)하다면 ‘횃불’이라도 한번 들어봐야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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