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제도에 대한 도발적 고민

by 권태윤

10만원의 기초노령연금도 사실은 ‘현세대 노인’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박근혜정부들어 소득하위 70%에게 국민연금과 연계해 20만원의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꾼 것도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해온 어르신들에 대한 현세대의 보답’ 목적이었습니다.


왜냐면 국민연금·공무원연금 같은 공적(公的) 연금을 받는 사람이 전체 노인의 1/3가량에 지나지 않았고, 국민연금제도도 1988년 도입돼 80세 이상 노인들은 가입할 기회조차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보다 젊은 노인들도 국민연금에 들지 않은 경우가 많고, 가입했더라도 연금을 낸 기간이 짧아 혜택이 적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소위 ‘20만원 기초연금’입니다. 지금은 30만원이 되었습니다.


해서 ‘기초연금은 한시적 제도로 운용해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 생각입니다. 지독하게 가난한 나라를 현재의 모습으로 바꾼 과거세대의 희생에 보답하는 선에서 말입니다. 그래서 국민연금제도 도입 시점인 1988년을 기점으로 20년 전, 즉 국민연금가입기간 20년이 되는 1968년생 이후 출생자부터는 기초연금제도를 적용하지 말자는 것이 나의 제안입니다.


어쩌면 ‘기초연금제도’ 보다 더욱 중요한 일은, 부모가 자신들의 미래까지 팔아 자식들의 뒤를 책임져야 하고, 자식들은 부모의 그런 희생을 당연시하는 빗나간 가족문화를 깨부수는 것입니다. 자신의 노후는 자신이 준비하고, 자식들에게 퍼주지도 의지하지도 않는 문화를 만드는 일이야 말로, 노인빈곤율을 낮추는 가장 현실적이고 부담이 적은 방법이라는 것이 오랜 생각입니다. 두렵더라도 우리 사회가 공론화 하고 실현해야 할 과제입니다.


무려 13년전 모 신문 사설에 이런 글이 실려 있습니다.


“사실 현재의 우리 노인들이 어려운 지경에 빠지게 된 것은, 한창 일해 벌어들인 소득의 대부분을 자식교육 뒷바라지, 결혼비용 마련에 쏟아 부어 온 비정상적 세태 때문이다. 부모들은 자식 대학 보내기까지 학원비, 과외비를 대야 하고, 대학에 들어가서도 학비와 용돈에, 어학연수를 비롯한 취업 준비 비용까지 대야 한다. 그 다음엔 혼사(婚事)가 기다린다. 아들 가진 부모는 자식 신혼집 마련해주느라 자기 집을 팔고, 딸 가진 부모 역시 예단 비용 대느라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기까지 한다. 자식들을 이렇게까지 돌봐야 한다는 강박(强迫)관념에 쫓기는 부모는 한국 부모밖에 없고, 부모가 노후(老後)에 길거리에 나앉아도 부모 돈으로 화려한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집을 마련하는 걸 당연한 일로 여기는 자식들은 한국 젊은이밖에 없다.”


지금도 여전한 풍경입니다.


바꾸지 않고, 달라지지 않는다면 현세대도 힘이 들고 미래세대도 고통스럽습니다. 그 뻔한 길을 왜 변함없이 걸어가야 한단 말인지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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