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살아야 미래도 있고 나라도 산다

by 권태윤

대선 전 개인적으로 잠시 생각했던 선거 슬로건은 ‘일택일업(1宅1業)’이었다. 국민 누구나 내 집을 소유할 수 있고, 내 업을 가질 수 있는 나라를 국민의 힘으로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청년복지의 핵심도 일자리, 주거, 결혼 세 가지입니다. 따라서 일자리, 주거, 결혼을 동일한 선상에 놓고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 정부의 청년정책이 저임금과 고용불안이 동반되는 일자리 수에만 집착한 것은 문제였습니다. 포퓰리즘적 현금 살포는 청년들의 용돈, 생계비 용도로 변질되었습니다. 따라서 일자리의 질을 높이고, 주거공간을 지원해, 결혼까지 이어지는, 연결된 정책대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청년에게 희망이 있는 나라’를 만든다는 비전과, 그것을 실현할 실천적 수단이 필요합니다. 이 세 가지 문제를 별도의 추가 증세 없이 보다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을 마련한다면, 청년의 사회진출과 정착에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몇 가지를 생각해 봅니다.


첫째, 담배세 세목조정을 통한 청년주택 지원입니다. 담배 1갑(4,500원)에 대한 세금은 3,500원가량 됩니다. 담배로 인한 세금이 한해 12조원 규모입니다. 이중 <건강증진부담금>은 한 3조원 정도 됩니다. <건강증진부담금> 중 국가금연지원서비스에는 매년 1천억원 남짓만 사용되고 나머지는 대부분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것을 <국민건강증진법> 제23조를 개정해 ‘청년지원부담금’으로 바꿔 청년주택 지원에 사용할 것을 제안합니다. 방식은, 지방출신 수도권 학교 재학생 및 중소기업 취업 청년을 대상으로 ‘청년지원부담금’이 1~2억원 짜리 전세 계약을 해주고, 이자만 사용자가 부담, 매년 3조원 사용시 연간 1~3만 명의 청년에 대한 전셋집 제공이 가능해집니다. 이렇게 10년만 운영하면 10-30만호 전세물량이 확보・유지됩니다. 5년 또는 10년 단위로 ‘전세졸업’을 시킬 경우 혜택을 보는 청년층이 늘어나는 구조가 됩니다. 복권, 경마, 경정, 경륜 등 사행산업 부담금도 용도을 바꿔 청년주택 및 일자리 지원에 사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둘째, 폐교학교 국가매입을 통한 1市2校 이상 청년창업공간 및 청년주거시설로 무료제공하는 방안입니다. 2021년3월기준 전국적으로 폐교는 3,855개교입니다. 서울은 3개교 밖에 안되지만, 경기도에 175개교, 인천에 57개교가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미활용 폐교는 400여 곳에 이릅니다. 이들 폐교시설 중 1市2校 또는 1市5校를 선정해, 청년들을 위한 주거시설 및 창업시설로 개발해 제공하면 어떨까요. 하지만 정책목표 달성을 위한 채워넣기식 임대주택 공급정책으로는 청년들의 주거복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청년주택은 단기적인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는 있겠으나, 10~15년 내엔 대규모 공실 발생 등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큰 만큼 취업과 결혼 등 보다 넓은 시야로 청년 주거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청년부부가 창업하면 주거와 창업공간을 함께 제공해줍니다. 담뱃세의 ‘청년지원부담금’ 중 청년주택에 제공한 전세금 외의 세수를 매년 폐교 리모델링 지원 및 청년 창업지원에 사용하며, ‘청년지원부담금’을 운용하는 주체를 청년으로 하는 방안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셋째, 기업참여형 청년취업 및 창업기회를 확대해야 합니다. 기업과 청년 구직자 및 청년 창업자에게 동시에 혜택을 부여해 기업과 청년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안을 강구합니다. 기업의 신규 청년일자리 제공 지수를 감안해 그만큼의 법인세를 면제해주고, 청년 취업자에게는 5년간 소득세의 90%를 감면해줍니다. 기업의 청년 창업지원 및 지원한 청년창업의 제품을 해당 기업이 구매할 경우에도 이를 지수화해 추가 법인세를 감면해줍니다. 또한, 국민주택기금 등을 활용 LH 및 SH의 1인 가구용 소형주택 공급을 의무화합니다. 청년 주거 문제의 경우 뜯어보면 청년정책이 아니라 사실상 저출산 대책에 가깝습니다. 비혼(非婚)도 많고, 1인 주거도 많은데, 신혼부부만 혜택을 받는 게 많습니다.


하지만 신혼부부만 청년인 건 아닙니다. 따라서 청년 1인 주택 공급 확대가 필요합니다. LH, SH 등 공기업으로 하여금 청년 1인주택 건설 의무비율을 법에 명시하고, 5년 또는 10년 거주 조건으로 낮은 가격에 임대합니다. 특히 노동자에 대한 인식 전환과 노동조합 활동을 선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청년세대는, ‘노동은 못 배운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노동조합이 갖고 있는 거칠고 부정적 이미지가 부각돼 대다수의 청년들은 본인을 노동자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금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어서 취업을 하지 못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일자리 환경이 청년들에게 가장 큰 조건이 됩니다. 더구나 단군 이래 최대 스펙을 자랑하는 우리 청년들에게 단기일자리는 결코 매력적이지 못합니다. 일자리 미스매칭(mismatching)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우선적으로 필요합니다.


정치권에서도 이런 문제들을 함께 고민해봤으면 합니다. 청년이 살아야 미래도 있고 나라도 발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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