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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군 Aug 07. 2023

희망사항

연애와 결혼에 대하여...

50의 나이에 연애와 결혼에 대해 생각을 해 본다.

연애와 결혼을 힘들게 하는 심리적인 문제 두 가지가 떠오른다.

첫 번째, 취향과 고집

세 살만 되어도 취향과 고집이 생긴다. 

적어도 이삼십 년 살아온 사람에게 확고한 취향과 고집이 없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인지도 모른다. 

사람과 사람이 만났으니 이 취향과 고집이 서로 충돌하는 것도 당연하다.

투우장의 소처럼 누구 하나 죽어나갈 때까지 싸우지만 않으면 된다. 

범퍼카처럼 적당히 부딪히고 적당히 피하고 적당히 튕기면 오히려 다이내믹한 결혼생활이 될 수도 있겠다.

이건 조금만 달리 생각하면 사실 문제될 게 없고 오히려 둘의 삶이 더 풍부해질 수 있겠다.  

두 번째, 변심과 변덕

사람에게는 변심과 변덕이라는 가벼움이 있다. 

하룻밤 자고 나면 내 몸 안의 많은 세포가 죽어나가고 새로운 세포가 생겨난다. 

엄밀히 말하면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내가 아니다. 

그러므로 사랑의 감정도 하루하루 변하는 것이 당연하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란 영화 대사가 떠오른다. 

감성적으로는 수긍되지만 이성적으로는 참 어리석은 질문이라 생각한다. 

사랑은 변한다. 

그러나 사랑이 변했다면 동지애도 있고 더 심하게는 인류애도 있다.  

오히려 인류애로 산다면 둘의 삶이 더 평화로워질 수도 있겠다. 

내가 다시 태어나면...이라는 가정을 해본다. 

다시 태어나서 새로운 연애를 하고 또 다른 결혼을 하는 상상을 해본다. 

그때는 이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누군가와 연애를 한다면... 

그 만남으로 인해 상대방이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그 만남으로 인해 나 또한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누군가와 결혼을 한다면... 

그 결혼으로 인해 상대방이 덜 행복해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 결혼으로 인해 나 또한 덜 행복해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연애와 결혼에 관하여는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이지만 그래도 다음 생이 있다면 그런 기대를 해본다. 

상대방의 취향과 고집을 이해하고 이것을 활용하여 오히려 더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을 즐기겠다. 

변심과 변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좀 더 숭고한 인류애로 승화시켜 평화로운 삶을 즐기겠다.

그래서 혼자일 때보다 덜 행복하지 않고 더 행복한 연애와 결혼을 하고 싶다. 

잠깐만...

흠...

결혼은 모르겠고 그런 연애는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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