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와 결혼에 대하여...
50의 나이에 연애와 결혼에 대해 생각을 해 본다.
연애와 결혼을 힘들게 하는 심리적인 문제 두 가지가 떠오른다.
첫 번째, 취향과 고집
세 살만 되어도 취향과 고집이 생긴다.
적어도 이삼십 년 살아온 사람에게 확고한 취향과 고집이 없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인지도 모른다.
사람과 사람이 만났으니 이 취향과 고집이 서로 충돌하는 것도 당연하다.
투우장의 소처럼 누구 하나 죽어나갈 때까지 싸우지만 않으면 된다.
범퍼카처럼 적당히 부딪히고 적당히 피하고 적당히 튕기면 오히려 다이내믹한 결혼생활이 될 수도 있겠다.
이건 조금만 달리 생각하면 사실 문제될 게 없고 오히려 둘의 삶이 더 풍부해질 수 있겠다.
두 번째, 변심과 변덕
사람에게는 변심과 변덕이라는 가벼움이 있다.
하룻밤 자고 나면 내 몸 안의 많은 세포가 죽어나가고 새로운 세포가 생겨난다.
엄밀히 말하면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내가 아니다.
그러므로 사랑의 감정도 하루하루 변하는 것이 당연하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란 영화 대사가 떠오른다.
감성적으로는 수긍되지만 이성적으로는 참 어리석은 질문이라 생각한다.
사랑은 변한다.
그러나 사랑이 변했다면 동지애도 있고 더 심하게는 인류애도 있다.
오히려 인류애로 산다면 둘의 삶이 더 평화로워질 수도 있겠다.
내가 다시 태어나면...이라는 가정을 해본다.
다시 태어나서 새로운 연애를 하고 또 다른 결혼을 하는 상상을 해본다.
그때는 이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누군가와 연애를 한다면...
그 만남으로 인해 상대방이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그 만남으로 인해 나 또한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누군가와 결혼을 한다면...
그 결혼으로 인해 상대방이 덜 행복해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 결혼으로 인해 나 또한 덜 행복해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연애와 결혼에 관하여는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이지만 그래도 다음 생이 있다면 그런 기대를 해본다.
상대방의 취향과 고집을 이해하고 이것을 활용하여 오히려 더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을 즐기겠다.
변심과 변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좀 더 숭고한 인류애로 승화시켜 평화로운 삶을 즐기겠다.
그래서 혼자일 때보다 덜 행복하지 않고 더 행복한 연애와 결혼을 하고 싶다.
잠깐만...
흠...
결혼은 모르겠고 그런 연애는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