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길을 가라
자동차딜러 동갑내기 손님이
노후를 위해 새로운 일을 찾고 있다.
딸과 함께 타로 수강을 문의한 후
몇 번을 들러 궁금한 걸 묻는다.
이번엔 마음을 굳힌 거 같아
얼마 전 낸 타로 기초 책을 읽어 보라고 주었다.
문득 지난가을이 떠올랐다.
가게 앞에서 유튜버들이 난동을 부린 뒤
손님이 뚝 끊겨 생계를 위해 알바에 나섰다.
호기 좋게 음식점 알바에 문을 두드렸다.
한 달 동안 손발이 붓고,
저녁엔 피곤에 지쳐 일찍 퇴근하곤 했다.
성수기엔 손님이 들 거라는 기대감으로
그만둘 이유를 찾았다.
알바는 새로운 환경의 신선감으로
또 다른 도전을 하고 싶게 했다.
하지만 몸은 말하고 있었다.
"네가 주방 일을 한다고?"
그때 깨달았다.
내가 잘하는 거로 돈 벌 생각은 않고
자꾸 다른 데서 헛짓한다는 것을.
생각자체를 못하고 있던 것을
고단한 몸이 알려 주고 있었다.
삶의 흔적들은 나의 길을 찾아가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너의 길을 가라"
동갑내기 손님의 수강신청을 받으며
참 오래 돌아 돌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무르익을 때까지
시간이 필요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자연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나에 맞는 환경을 준다고 한다.
아마도 이제 나의 길을 가겠는지
인연을 주며 내 마음을 살피고 있는 것 같다.
며칠 전 누군가와 편안함을 느꼈던 꿈 것처럼
묘하게도 이 인연들이 받아들여진다.
내 마음을 열고 경계 없는 자연을 받아들이면
처음 가는 길이라도 고속도로처럼 열릴 것 같다.
조용히 감사하는 마음이 올라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