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기억
어머니의 눈물엔 뜨거운 온도가 있다.
온갖 슬픔도,
옅어지게
어떤 아픔도,
덜 아프게
나를
어루만지는
나를
일으키는
그 눈물은 심해의 바다다.
어릴 적, '엄마'는 나만 부를 수 있는 단어인 줄 알았다.
어느 날, 엄마가 엄마에게 "엄마"라고 부르는 걸 보았다.
그 목소리는 여느 때보다 엄마가 말하시던 목소리가 아니었다.
가느다란 떨림, 크지도 작지도 않은 흐느낌 같은 느낌,
힘없이 떨어지는 수수의 모습 같은 외로움의 부름이었다.
"엄마도 엄마라 부르네?"
"그래, 엄마도 엄마라 부르지."
그때 나는 깨달았다.
엄마는 엄마가 되었어도 여전히 엄마가 그리운 사람이었다는 것을.
엄마에게도 엄마는 나의 엄마처럼 가장 크고 좋은 집이었다는 것을.
작은 나의 눈에도 엄마의 기쁨이 보였다.
그날은 시골 사는 외할머니가 처음으로 도시에 사는 우리 집에 오신 날이었다.
아주 우연히 처음 본 엄마의 눈물.
그 눈물은 등 뒤에서 흘러나오는 조용한 몸부림이었다.
'왜 엄마는 소리 하나 내지 않고 저렇게 우는 걸까?'
엄마는 한쪽으로 누워서 한참을 들썩이다, 잠잠하다를 반복하며
어깨너머의 얼굴을 더 이상 보여주지 않았다.
다만 허리춤까지 얇게 덮인 이불만이 엄마와 함께 했다.
한동안 굳게 닫겨졌던 내 방문.
그 방문을 쉽게 열지도 못하고 망설이신 엄마.
들리는 말은 없지만 엄마는 문 밖에서도 나를 안아주고 계셨다.
그때는 몰랐다.
엄마가 나 대신 울어주셨다는 것을.
밤새도록 나보다 더 많이 아파하셨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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