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월든을 찾아서...

by 해운대 줌마

내 마음의 월든은 고즈넉한 산사다.


살다가 이런저런 일로 마음이 소란스러우면

마음의 처방을 하듯 절을 찾곤 한다.


멀리서 어른들 여럿이 염불 외는 소리를 듣노라면

애잔한 마음이 들다가도 고요해진다.

중생들의 고단한 삶의 무게에 동질감을 느끼는 듯 위로가 된다.


군더더기 없는 절의 건축 구조와 양식, 간소한 세간들을 좋아한다.

사는 데 그리 많은 게 필요하지 않음을 일깨워준다.

이 간소함이 좋다.


야트막한 절 담장에 기대어 먼 산 바라보기를 좋아한다.

멀리 흘러가는 솜털같은 구름 조각을 보노라면

뭉글뭉글 일어나던 욕심도 걱정도 공중 분해되어 쪼끄매진다.

이 가벼워짐이 좋다.


절 툇마루에 쏟아지는 햇살을 받으며 앉아 있기를 좋아한다.

정갈한 절 마당과 뜨락에 가지런히 놓인 하얀 고무신 한 두 켤레.

이 평화스러우며 정돈됨이 좋다.


산사의 해질 녘 풍경소리를 좋아한다.

자연의 품 안에서 도드라지지 않는 맑고 명랑한 소리는

어두운 기분을 금방 밀어낸다.

이 맑은 평온함이 좋다.


불자는 아니지만

가끔씩 절에 들러 108배를 하고 싶다.

아무 생각 없이 무릎이 꺾일 때까지

절을 반복하다 보면

잡다한 생각뭉치들이 해산하듯 쑥 빠져나간 듯한 기분.

잠시 무념무상의 세계를 맛본다.

이 홀가분해짐이 참으로 좋다.


『그대가 평온한 마음을 가지기만 한다면,

거기서도 궁전처럼 즐겁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으리라.』

<헨리데이비드 소로- 월든 중에서>


먼저 세상을 살다간 이들의

간곡한 메세지와 위로의 말들에 기댈 수 있어

고맙고도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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