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배움
스마트폰이 뇌이고
스마트폰이 손인 세상이다.
엄마 없이는 살아도
스마트폰 없이는 못 산다다.
얼마 전 해외여행 상품을 검색하다가
온라인앱 결재 시에
이벤트 할인혜택이 빵빵하다는 광고에 혹했다.
요즘 온라인 구매가 대세이니...
이 참에 한 번 시도해 보자며 용기를 냈다.
앱 지시대로 차근차근 수행해 나갔다.
아뿔싸! 이럴 어째?
결재 과정에서 꽉 막혀
도통 해결불가였다.
결국 중지 버튼을 누르고
앱에서 황급히 빠져나왔다.
종일 기분이 찝찝하고 자괴감이 들었다.
신문맹인으로 낙인 받은 것처럼 쓸쓸해졌다.
다 저녁때 퇴근해 온 아들의 도움으로
결재를 완료했다.
“이제 엄마도 자꾸 묻지만 마시고
스마트폰앱 결재 직접 해보세요?”
아들이 날린 한마디에
무안해지며 서러운 마음이 훅 올라왔다.
‘이놈아, 너도 가나다라... 가르칠 때,
단 번에 못 알아먹었거든.’
혼잣말로 되갚아주며
상처받은 마음을 달래 보지만
자괴감은 쉬이 회복되지 않았다.
"엄마, 해외여행하실 때
'트래블카드' 쓰면 편리해요."
아들은 이러이러하다고
설명을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아 , 그런 게 있구나!"
대충 얼버무리고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자존감이 지하 몇 미터쯤 하강된 기분으로
꼬치꼬치 묻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그까짓 것 내가 해보지 뭐.'
뒤끝 있는 못난 엄마의 오기가 살짝 발동했다.
다음날
"트래블 카드 발급 해주세요?"
은행직원에게 당당히 요청했다.
직원의 자세한 안내를 들으니
스마트폰 앱에서 환전은 물론 해외에서 결재까지 다 가능했다.
"아이쿠! 세상에! 요렇게 편리한 게 있었네요?"
놀람과 감탄의 말이 절로 새어 나왔다.
"내 나이 팔십 대라면 스마트폰 복잡한 기능은
안 배우고 버텨 볼 텐데...
아직은 육십 대라 안 배울 수도 없고
배우자니 잘 까먹어서 힘들고... 그러네요, 히힛"
내 하소연 같은 말에
여직원이 호호호 웃으며
"네 , 그렇지요?"
친정 엄마 대하듯 공감의 눈빛을 따스하게 보내준다.
오랜만에 찾은 은행창구가 놀랍도록 한산했다.
'다들 스마트폰으로 은행 볼 일을 해결하는구나!'
세상 변화를 또 한 번 실감한다.
'변화의 물결을 피하려 들지만 말고,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배우며 익히자.'
노년의 생활백서 하나를
마음에 들이며
집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