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여행, 여행보다 소풍!!

by 해운대 줌마

낙동강 30리 벚꽃길~~~

꽃이 좋아 하염없이 걷는 사람들!

무구한 등을 바라보며...


‘꽃들의 위로를 듬뿍 받고 돌아가기를...’

오지랖 넓게 빌어본다.


벚꽃길 포토존마다

사진 포즈는 탑스타처럼 멋지고

찍어 주는 사람은 세상 다정해 보인다.


깔깔깔 호호호 명랑한 웃음소리

도란도란 두런두런 다정한 속삭임...


보기 좋다.

듣기도 흐뭇하다.



“ 이렇게 황홀한 꽃들의 열병식을 받을 때는

요렇게 걸어야 해!” 히힛

내 걸음걸이에 장난 끼가 살짝 발동한다.


싱크로 나이즈 선수처럼

턱을 45도 방향으로 약간 비틀고

고개는 도도하게 곳추 세우고

목은 최대한 길게 늘이고...

우아하게 사뿐사뿐

공작새처럼. 히힛


남편이 뒤따라오며

“좀 웃기지 마라!”

재밌어하며 껄껄껄 웃는다.



봄꽃은 매년 이산가족 상봉하듯 반갑다.

‘고맙다! 올해도 어김없이 와줘서!'

' 요렇게 귀엽고 예쁜 아이야, 너는 어디서 왔니?'

사랑스러운 손주보듯 꽃잎을 쓰다 듬는다.


“우와! 정말 예쁘다. 예뻐!”

남편의 찐한 감탄사가 들려온다.


삼십 년 넘게 산 마누라에게

'예쁘다' 소리 한 번 안 해주는

표현 인색쟁이! 뼛속 깊이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

그이의 입에서 나온 말이 놀랍고 심박하다.


“당신도 그런 표현할 줄 아네?”

칭찬 반 놀림 반을 실어 탁구공처럼 톡 던진다.


“이 사람이, 누구를 목석으로 아나?

내가 얼마나 감성충만한 남잔데!”


남편도 자신의 말이 멋쩍은지

허허허! 허풍스럽게 소리 내며 웃는다.

나도 따라 헤헤헤! 웃는다.


'그래 웃자! 되도록 많이 웃자!

웃은 날이 제대로 인생 산 날이라는 말도 있잖아. '



파릇해진 잔디밭에 마주 앉아서

동그란 김밥 하나를 제비처럼 쏙 받아 먹는다.


남편의 다정함에

이 순간 세상 행복한 여자가 된다.


나란히 팔 베게 하고 누워

파란 하늘에 동동동 떠가는 구름조각을 바라 본다.


잡다한 생각그물이 서서히 걷히고

마음이 맑아진다.



곰곰 생각해 보았다.

소풍은 일상을 떠나 잠시 머무름이다.

소풍은 여행보다 가벼워서 좋다.

거창한 계획을 세우지 않아도 된다.

준비도 그닥 번거롭지 않다.

집을 그저 나서기만 하면 된다.


나무도 보고 꽃도 보고,

햇살과 바람과 구름도 보고,

서로의 마음도 내보이고...히힛


마음에 자연을 들여 놓으니 순해지는 느낌.

소박한 기쁨으로 일상이 충만해지는 기분.

덩달아 인생도 가벼워지고 살만해지는 느낌!!


와! 바로 이 맛이야!

김밥 같은 소풍의 맛!


‘여행보다 소풍을 더 자주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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