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60대 은퇴부부의 숲사랑 이야기

아무튼 휴양림

by 해운대 줌마

휴양림으로 숲나들이 한 번 가보세요!!


올봄에 자연휴양림으로

달랑 한 번 갔다 왔는데도

호들갑 떨며 지인들에게

"휴양림으로 가라고

숲으로 가 보라고"

막 등 떠밀고 싶어 졌어요.


왜냐고요?

그곳에 가면...


첫째,

아주 가끔 비싼 호텔에 묶으면 쩐(돈)이 주는

근사한 효용가치에 자꾸만 '돈을 더 벌어야지!'

욕심이 더 차올랐어요.

'다음엔 5성급으로, 스위트룸에서 자 봐야지 !' 욕심을 키우면서. 히힛


휴양림에서 하룻밤을 보내면

돈 욕심은 이상하게 사그라들고,

'이것도 좋으네! 이만하면 족하지 뭐! '

덩달아 인생의 무게도 1그램쯤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둘째,

늘 콘크리트 아파트의 낮은 층고에서만 지내다가

통나무집이 주는 동화 속 같은 낭만

층고가 높은 집에 누우니 영혼의 숨통까지 탁 트이는 기분

공동주택에서 못 느끼는 독채가 주는 편안함과 오롯함

공간을 확 바꾸니 기분 전환은 그만이더라고요.


셋째.

우리 60대들, 온돌 구들장이 주는 맛을 조금씩은 알잖아요?

뜨끈뜨끈 방바닥에 따개비처럼 붙어 딱딱해진 등을 지지니

몸의 피로와 함께 삶의 힘듦까지 녹아들며 몸이 가뿐해지더라고요.


넷째,

산 식구들이 놀라니 조용조용 보내다 와야 해요.

모임에서 우르르 몰려가서 시끌벅쩍 떠들기보다는

부부 단 둘이 가서 한적하게 쉬다 오는 걸 강추해요.

웬만큼 산 부부의 이야기만 풀어놓아도 실타래처럼 줄줄 딸려 나올걸요.

그간 살아온 이야기, 살아갈 이야기를

오누이처럼 도란도란 나누며...

그저 쉬었다 오면 더 다정해지더라고요.


다섯째,

산 식구들 줄 음식도 챙겨가면 더 휴먼한 사람이 된 답니다.

고기 굽는 냄새를 풍기자

바로 코앞에서 야옹야옹 구슬프게 울어대는

고양이를 외면할 수 없어...

아껴 놓은 등심을 구워 조금 나눠 줬더랬어요.

'아차! 산식구가 있었구나!'

우리 먹을 것만 달랑 준비해 간 게 야박한 마음이 들었어요.

다음에는 산식구 먹을 것도 챙겨가자 마음 먹었지요.

산을 닮아 마음이 조금 어른스러워지더라고요.


여섯째,

숲에 가면 귀를 노루처럼 쫑긋 세워 보세요.

카톡카톡 스마트폰은 잠시 정지시키고,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에 귀 기울여 보세요.


요즘 우리,

각종 매체에서 흘러나오는 온갖 유혹과 소문, 비난과 모함 소리들...

귀는 시끄럽고 마음은 혼란스럽잖아요.

숲이 소란스러운 마음을 잠재우고 편안하게 해주더라고요.




아참,

숲으로 가기 전에 헨리데이비드 소로의 월든 책을 읽고

가면 금상첨화죠. 히힛

숲과의 사랑에 곰방 빠져들걸요.


'숲나들e 앱' 하나면 간편해요.

예약도 간편하고 가성비도 갑이죠.


마침 4월이고 평일이라 그런지

숲 속의 집들이 텅 텅 비어 있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어요.


'이 좋은 시설을 많은 사람들이 이용했으면...'


우리 은퇴 부부는

다가오는 오월에 방장산 자연휴양림으로 떠납니다.

그곳 가까이 편백나무숲이 있다고 하네요.


벌써부터 몸과 마음이

초록초록 산뜻산뜻

건강해지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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