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감수성 수업이다

덴마크인의 자긍심 안데르센

by 해운대 줌마

코펜하겐 시청사 옆 쪽

티볼리 공원 쪽으로 얼굴을 돌린 채 앉아 있는

안데르센 동상을 만났다.


마치 이웃집 아저씨를 만난 듯 친근하게 여겨졌다.

아저씨의 동상을 쓰담쓰담하며

“아저씨, 반가워요. 아저씨의 찐 팬이에요.

꼬맹이 때부터 육십이 넘은 지금까지 쭈우욱요.” 히히


혼잣말을 하며

다정한 눈빛으로 인사를 건넨다.


돌이켜보니

그가 쓴 동화는

기쁨, 슬픔, 아름다움, 행복, 외로움, 사랑, 기다림, 존중, 배려, 감사...

내 감수성의 자양분이 되어 주었다.


인어공주, 미운 오리 새끼, 빨간 구두, 백조 왕자,

벌거벗은 임금님, 성냥팔이 소녀 등등


"북유럽 사람들 중 덴마크인들의 표정이 가장 밝다."

가이드 설명에 공감 또 공감이 갔다.


'아마도 안데르센 아저씨의 동화밥을 많이 먹고 자라서가 아닐까?'

아이들을 닮은 밝고 평화로운 마음이 부러워졌다.


“ 내가 쓴 이야기들은 어린이들을 위한 것뿐이 아니라

어른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어린이들은 단지 내 이야기의 표면만을 이해할 수 있으며,

성숙한 어른이 되어서야 온전히 내 작품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 읽은 안데르센의 말이 떠올랐다.


나이가 들수록 그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육십 줄에 뒤늦게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바삭바삭 말라버린 내 감성에 망연했다.


나름 여고시절 문학소녀였고

글쓰기 대회에서 수상경험이 여러 차례 있었던

나의 자존감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감수성을 어떻게 끌어올려야 하나 ? '

고민을 안고 많은 날들을 전전긍긍했다.


한 작가의 권유로 '빨간머리앤'을 다시 읽으면서

건조한 내 감수성에 물꼬가 조금씩 트이는 것을 느꼈다.


동화책은 내가 살아온 연령대에 따라

이해와 공감의 깊이가 사뭇 다름을 깨닫는다.


'중요한 것은 마음으로 보아야 보인다.'

는 소중한 지혜도 얻었다.


주위의 모든 것들을

찬찬히 관찰하듯 바라보는 눈과 마음이 생겨났다.


미운 오리 새끼는

자식교육에 성마른 부모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동화이다.


인어공주의 불꽃같은 사랑!

내 사랑이 너무나 미천해 보일때

인어공주의 지순한 사랑을 떠올리며

사랑의 참된 의미를 되새겨 보기도 했다.



이번 여행에서 돌아가면

안데르센 동화전집을

다시 찬찬히 읽고 싶다는 계획 하나가 생겼다.


여행은 감수성 수업이다.

무덤덤해진 호기심을 자극해 주고

내적 성장을 위한 강장제가 되어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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